게임업계에 오랜만에 훈풍이 불 수 있을까.

근래 3년간 명맥이 끊어졌던 월정액요금제 게임이 최근들어 다시 선보이기 시작하면서 업계의 수익구조가 한층 탄탄해질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빛소프트[047080]의 기대작 `헬게이트: 런던'이 월 1만6천500원의 정액제 유료화 방침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06년 NHN[035420]의 `R2'와 YNK코리아[023770]의 `로한'이 월정액제로 상용화한 뒤 3년만의 첫 시도다.

`헬게이트: 런던'은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의 명제작자 빌 로퍼가 제작한 게임으로, 뛰어난 작품성을 바탕으로 일찍부터 월정액 상용화가 점쳐졌다.

뒤를 이어 엔씨소프트[036570] 역시 차기작 `아이온'으로 월정액제 게임의 부활을 노리고 있다.

`아이온'은 올해 중순께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으로, 기본적으로 월정액제를 채택한다는 방침이다.

엔씨소프트는 `아이온'으로 `리니지'와 `리니지2'에 의존했던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는 동시에 장기적 성장 동력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NHN이 연내 상용화를 목표로 한글화 작업을 진행중인 `반지의 제왕' 역시 월정액제 채택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NHN은 아직까지 결정한 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해외에서 이미 서비스중인 사례와 게임 시스템 등을 고려할 때 월정액제의 수순을 밟을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사례들이 최근 침체됐던 시장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부분의 국내 게임들이 채택하고 있는 부분 유료화의 경우 일단 이용자를 확보하기 용이하고 게임 곳곳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지만, 게임 밸런스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이용자 저항도 야기하는 등 몇몇 부작용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매출의 안정성이 떨어지는 한계는 더욱 분명하다.

이에 반해 월정액제는 안정적인 매출 확보로 꾸준한 게임 업데이트와 서버 관리 등이 가능해지는 선순환 사업모델을 기대할 수 있다.

업체 입장에서는 이용자 확보만 가능하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최근 국내 업계에서는 기대했던 대작게임들이 시장 침체와 흥행 부진에 시달리며 월정액제로 시작했다 부분 유료화로 `유턴'하거나 목표로 했던 월정액제를 시도조차 하지 못한 사례가 많았다.

웹젠[069080]의 `썬', 한빛소프트의 `그라나도에스파다', CCR의 `RF온라인' 등이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업계는 월정액제 안착을 위한 선결 과제로 이용자의 신뢰 회복, 업체들의 기획ㆍ개발력, 서비스 강화 등을 꼽았다.

최근 수년간 국내에서 월정액제 게임이 자리잡지 못한 못한 것은 `바다이야기 스캔들' 등 외부 요인도 있지만, 무엇보다 업체들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게임을 만들지 못하고 손쉬운 돈벌이에 주력했던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는 지적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블리자드가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단일게임으로만 한해 전세계 1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을 볼 때 월정액제의 의미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며 "월정액제가 가능한 수준 높고 창의적인 게임들이 지속적으로 등장해 이용자 가치가 제고되고 시장이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jo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