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역에서 다양하게 치러진 고(故) 마틴 루터 킹 목사 40주기 추모행사가 대선주자들 간의 '인종 발언' 후유증으로 의미가 크게 퇴색됐지만 상당수 미국인들은 '흑인 대통령'에 별다른 거부감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CNN 인터넷판은 미국 성인 1393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을 실시한 결과 백인의 72%,흑인의 61%는 '미국이 흑인 대통령을 맞을 준비가 돼 있다'고 대답했다고 21일 보도했다.이는 2년 전의 조사(백인의 65%,흑인의 54%) 때보다 훨씬 높아진 수치로,흑인보다 백인이 '흑인 대통령'에 덜 부정적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이와 함께 남성의 64%,여성의 65%는 '미국이 여성 대통령을 맞을 준비가 돼 있다'고 응답했다.

민주ㆍ공화 양당의 대선 경선전은 갈수록 열기를 뿜고 있다.

초반 돌풍이 주춤해진 버락 오바마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아내의 당선을 위해 너무 나서고 있다"고 비판수위를 높였고,대세론에 힘이 실리고 있는 힐러리 측은 정면 대응을 피하는 모습이다.

선두주자가 뚜렷하게 부각되지 않고 있는 공화당 대선 주자들은 오는 29일 치러지는 플로리다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앞두고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뉴욕타임스는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가 지난 주말 플로리다에서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갔다며 "주요 후보들이 모두 모여 총력전을 펼치는 것은 공화당 내 경선 시작 이후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또 플로리다주는 미국에서 네 번째로 인구가 많은 곳이자 문화적ㆍ지리적으로 분열된 표심이 나타나고 있어 다음 달 5일의 '슈퍼 화요일'을 앞두고 전국적인 관심을 유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설명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