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수감돼 재판 중인 김경준 전 BBK투자자문 대표가 22일 정호영 특별검사팀이 출범한 지 일주일만에 처음으로 소환 조사를 받았다.

초췌한 모습의 김씨는 이날 오후 1시50분께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관련된 여러 의혹을 수사 중인 정 특검팀에 나와, “억울합니다.그리고 국민들한테 죄송합니다”라고 짧게 외친 후 특검 사무실로 들어갔다.

특검팀은 이날 밤 늦게까지 김씨를 상대로 BBK 주가조작 및 횡령 의혹, ㈜다스와 도곡동 땅 실소유주 의혹, 김씨에 대한 검찰의 회유·협박 의혹 등에 대해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학근 특검보는 “김씨가 수사 1,2,4팀 수사와 모두 관련이 있는 만큼 조사가 하루만에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당분간 김씨를 계속 조사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김씨는 재판과정에서와 마찬가지로 특검 조사에서도 자신의 혐의 대부분을 부인한 반면 ‘BBK의 실소유주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변호인인 홍선식 변호사는 “검찰(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이 김경준씨가 (범죄 사실을) 자백했다고 발표했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이는 검찰이 거짓말을 한 것이거나 회유·협박을 통해 김경준씨로부터 허위자백을 받아낸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특검팀은 회계사 등으로 구성된 특별수사관들로 하여금 검찰로부터 넘겨받은 BBK 및 옵셔널벤처스 관련 회계자료를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김경준씨측은 이날 추가자료를 제출하지는 않았다.

또 특검팀은 김씨 이외에도 전날 조사했던 서울시 공무원 최모씨와 한독산학 관련자들을 잇따라 불렀다.

한편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특혜분양’의혹을 받고 있는 ㈜한독산학협동단지 윤여덕 대표(진명정진학원 이사장)는 이날 “한독산학은 원래 인천 송도에 세우려고 했는데 서울시가 외자유치를 못한데다 유치의사를 적극 밝혀와 조건에 맞지는 않았지만 경쟁사 하나 없어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이라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문혜정/이재철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