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와 서강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중앙대 경희대 등 서울지역 사립대학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 등급제가 폐지되고 백분위와 표준점수가 공개되면 정시모집에서 논술고사를 폐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수능으로만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에 수능 고득점자들이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강대는 14일 2009학년도부터 수능등급제를 폐지하고 수능 백분위와 표준점수를 공개할 경우 정시모집에서 논술고사를 폐지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김영수 서강대 입학처장은 "수시 논술은 계속 실시하겠지만 수능시험이 충분한 변별력을 제공하면 정시모집에서는 논술을 치르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연세대와 이화여대 등도 수능 점수가 공개되면 정시모집에서 논술고사를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재용 연세대 입학처장은 "인문계열은 논리력 등을 평가하기 위해 논술이 필요할 수 있지만 자연계열은 수능으로 충분한 정보가 제공된다면 굳이 정시모집에서 논술을 보지 않아도 될 것 같다"며 논술고사의 적용 범위를 인문계열로 축소할 뜻을 시사했다. 성재호 성균관대 입학처장은 "수시모집에서는 여전히 논술이 유효하겠지만 수능 점수가 공개되면 정시모집에서는 논술고사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시에서 논술을 폐지하거나 반영 비중을 축소할 계획을 갖고 있는 대학들도 전체 모집 인원의 절반가량을 선발하는 수시에서는 수능등급제의 폐지 여부와 관계 없이 계속 논술고사를 실시할 계획인 만큼 논술에 대한 수험생들의 부담은 그다지 줄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대학 관계자는 "정시에서도 논술을 완전히 없애는 대학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수능만으로 합격자를 가리는 전형의 모집 인원이 어느 정도 늘어나는 선에서 2009학년도 대입안이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