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여입학제를 뺀 대학 자율화는 알맹이가 없는 허울에 불과하다고 봅니다.대학 자율화의 대전제는 든든한 재정입니다.현재 등록금만으로는 대학들이 혼자 힘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기에 턱없이 부족합니다."

이광현 고려대 서창캠퍼스 부총장은 14일 "이명박 차기 정부의 교육 아젠다 가운데 기여입학제가 포함되지 않아 대학 발전의 계기를 놓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려대 제3 캠퍼스인 '행정중심복합도시' 캠퍼스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 부총장은 "기여입학제란 정원 외로 학생을 더 선발하는 것"이라며 "세간에 알려진 대로 '돈주고 대학 간다'는 말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려대의 한 해 입학 정원이 6000명 정도"라며 "이 중 1%인 60명에게 어림잡아 10억원 정도씩 받으면 600억원이 대학 재정으로 확충된다"고 설명했다.이는 고려대 서창캠퍼스 2006 회계연도 등록금 수입인 538억여원보다도 많은 금액이다.

2005년 취임한 이 부총장은 서창캠퍼스를 지방캠퍼스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해 학교 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끈 점을 높이 평가받아 최근 유임에 성공했다.그는 "앞으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대로 서창 일대에 과학벨트가 형성되면 고려대 서창 캠퍼스는 날개를 달 것"이라며 "제3 캠퍼스인 행정중심복합도시 캠퍼스와 오송 바이오단지 캠퍼스,서창캠퍼스를 하나로 묶어 명명할 새 이름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500명의 설문조사를 거쳐 현재 고려대 세종 국제 캠퍼스,세종 글로벌 캠퍼스,새천년 캠퍼스 등 5개 안을 마련했다.최종 결정은 서창캠퍼스 교수,교직원,학생들의 전자투표를 거쳐 2월 초 나올 예정이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