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경제 파탄 위기 … 소요 재발 우려
미국과 유럽연합(EU), 호주 등은 미얀마 군정이 지난 9월말 반정부 시위에 대한 강경진압으로 유혈사태가 발생하자 목재와 보석광물의 수입금지 조치를 추가로 취하는 등 제재조치를 강화한 이후 기업은 적자 경영에 허덕이고 생필품 가격이 급등해 경제가 파탄의 위기에 처해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기업인은 "(서방세계의) 경제제재 조치가 가장 큰 문제다.
정부가 고통을 받으면 우리 기업도 마찬가지이며, 결국은 근로자들도 고통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미얀마 공장 근로자의 평균 월급은 3만 차트(24달러), 하위직 공무원은 2만5천 차트(20달러)에 불과한 반면 미얀마 국민의 주식인 카레밥 한 그릇은 500차트(40센트)에 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다른 기업인은 "국가 경제는 정치상황에 좌우된다.
근로자들을 해고할 수 없기 때문에 적자를 감수하고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내년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특히 미얀마의 관광산업은 파산 상태다.
한 여행업자는 "관광객들은 정치에 관심이 없으나 안전문제는 크게 우려한다.
누가 생명을 무릅쓰고 여행하려 하겠느냐"며 "유혈사태 이후 관광객이 급감했다"고 말했다.
호주 매쿼리대학의 미얀마 경제 전문가인 숀 터넬 교수는 미얀마 유혈사태 이후 관광업은 "완전히 무너졌다"며 "관광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거의 한푼도 벌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미얀마는 천연가스 등 자원이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1인당 연간 국내총생산이 239달러에 불과해 세계 최빈국 가운데 하나로 전락했으며, 올해 인플레이션 상승률은 무려 36.9%에 달하고 있다.
미얀마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유엔 직원은 "지난 8~9월에 발생한 미얀마 시민의 반정부 시위는 국민 고통이 임계점에 달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경제 파탄으로 더 많은 시민이 거리로 뛰쳐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터넬 교수도 "버마(미얀마의 옛 이름)의 시민들이 아직도 분노를 삭이지 못하고 있다"며 "시민들이 경제 파탄으로 더 이상 잃을 게 없다는 느끼게 되면 언제든지 대규모 소요 사태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콕연합뉴스) 전성옥 특파원 sungok@yna.co.kr
-
기사 스크랩
-
공유
-
프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