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IT(정보기술) 정책 키워드는 '컨버전스(Convergence:융합)'다.

IT 컨버전스를 일류국가로 도약하는 핵심 엔진으로 활용한다는 게 이 당선자의 비전이다.

이 당선자는 인터넷TV(IPTV) 등 방송통신 융합 관련 산업,IT와 NT(나노기술),BT(바이오기술),CT(문화기술)을 융합하는 신산업을 키운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2008년 새해는 'IT 컨버전스'가 단순한 화두가 아닌 키워드로 자리매김하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IT 키워드는 컨버전스

'컨버전스'라는 큰 흐름은 디지털 제품 또는 기기 간 융합만 뜻하는 것이 아니다.

'디지털 컨버전스'는 휴대폰에 카메라,게임,멀티미디어 등의 기능이 집중되는 '모바일 컨버전스'로 바뀌었다.

게다가 최근에는 휴대폰에 DMB,와이브로 등 다양한 기능까지 덧붙인 제품도 많아졌다.

컨버전스 현상이 휴대기기의 기능 복합화를 넘어서 서비스 또는 업종 간 융합으로 진화했다.

컨버전스가 기능 복합→서비스 결합→업종 간 융합으로 바뀌고 있는 추세다.

이 같은 트렌드에 따라 올해는 'IT 컨버전스'를 넘어 '메가 컨버전스'의 원년이 될 전망이다.

메가 컨버전스란 IT가 통신과 방송은 물론 NT BT CT 자동차 조선 등 다른 분야나 업종에 접목 또는 융합되는 현상을 말한다.

메가 컨버전스는 산업 간 또는 기술 간 융합이라는 점에서 '메가급 빅뱅'을 몰고 올 전망이다.

테크놀로지의 발달에 따라 산업 간 벽이 허물어지고 새로운 시장이 창출되는 등 역동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메가급 빅뱅 시작된다

메가급 빅뱅의 진원지는 인터넷TV(IPTV)다.

참여정부 내내 논란만 계속됐던 IPTV 법안이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했다.

IPTV가 법제화됨에 따라 KT(메가TV),하나로텔레콤(하나TV),LG데이콤(myLGtv) 등 IPTV를 준비해온 통신 사업자들은 지상파TV 실시간 방송은 물론 다양한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정부 조직개편 계획에 따라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가 합쳐질 예정이어서 올해는 명실상부한 통신.방송.전파.콘텐츠 융합의 원년이 될 전망이다.

대표적 방송.통신 융합 서비스인 IPTV가 법제화되고 본격적으로 확산되면 엄청난 규모의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수 정보통신부 차관은 "기존 공중파 TV나 케이블 TV는 채널 수가 제한적이지만 IPTV는 기술적으로 무한대에 가까운 채널을 제공한다"며 "채널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 그만큼 새로운 콘텐츠도 필요하게 돼 사업자끼리 아이디어로 승부를 거는 무한경쟁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비쿼터스 가속화된다

방송과 통신의 융합으로 시작된 '메가 컨버전스'는 서로 다른 기술 간 또는 이종산업 간 융합으로 진전되면서 산업 간 경계를 무너뜨릴 것으로 예상된다.

IT의 활용 범위가 보다 확대되고 다른 산업분야 기술과의 접목이 활발해지면서 산업지도가 재편되고 이종산업 간 경쟁도 격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IT를 기반으로 자금이체.예금조회 등을 하는 U-금융,자동차에 IT를 본격적으로 접목시키는 e-카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IT를 자동차산업이나 조선산업에 접목시킨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서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올해 융합기술 연구에 주력하기로 하고 그 대상으로 자동차와 조선산업을 선정했다.

안치득 ETRI 통방융합부문 수석단장은 "현재도 자동차에는 수백개의 IC칩이 들어가 있다"면서 "자동차에 IT를 접목하는 한편 크루즈선 사업을 추진하는 조선업계와 협력해 크루즈선에 IT를 융합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메가 컨버전스를 가속화할 엔진은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유비쿼터스 센서 네트워크(USN)'와 '전자태그(RFID)'이다.

USN과 RFID가 보편화되면 '메가 컨버전스'는 예측불허의 속도로 진행돼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가상공간과 현실공간이 하나로 통합돼 U-홈,U-오피스,U-시티 등이 구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될 한반도 대운하에도 IT가 접목된다.

세계 최고의 조선과 토목기술을 갖고 있는 한국이 운하를 제어하는 데 최첨단 IT를 활용하게 된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도 "앞으로 건설될 한반도 대운하는 첨단 IT 기술의 종합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 대운하가 '메가 컨버전스'의 대표적인 성공사례가 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