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안심이다.

물 대신 커피나 차를 마셔도 된다니 말이다.

건강하자면 생수를 하루 8잔씩 들이켜야 한다는데 어떤 날은 두 잔도 못 채운다.

신경 써봤자 서너 잔을 넘기기 어렵다.

보통은 그냥 넘어가지만 '생수 8잔'에 생각이 미치면 갑자기 얼굴은 물론 온몸이 푸석푸석해지는 것 같곤 했다.

그런데 미국 인디애나주립대 의대의 연구 결과 꼭 맹물이 아니어도 괜찮다는 것이다.

기존 상식이 잘못 됐다는 얘기다.

'보통사람은 두뇌의 10%만 사용한다''면도하면 털이 굵어진다'는 속설도 실제와 다르다니 '머리를 더 써야지''면도를 덜해야지'라는 강박관념에서도 벗어날 수 있게 됐다.

무병장수에 대한 모두의 염원 속에 건강 상식은 급증한다.

이러면 되고 저러면 안된다거나 어떤 건 좋고 어떤 건 나쁘다,무엇무엇이 특정질환의 원인이다라는 식이다.

게다가 한번 생겨나면 검증 없이 급속도로 확산된다.

문제는 사실무근으로 판명나도 기왕에 퍼진 소문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계속 상식 행세를 한다는 점이다.

1981년 노벨 생리ㆍ의학상 수상자인 비셀 박사가 파티에서 무심코 뱉은 말이 불러일으켰던 알루미늄의 치매 유발설은 그 대표적인 예다.

'음주 전 우유를 마시면 속이 편하다''고혈압이면 뒷목이 뻣뻣하다''변비가 여드름을 악화시킨다' 등도 전문가들의 부인에 아랑곳없이 상식으로 통용된다.

그러나 우유가 속쓰림 예방에 좋다는 건 약알칼리성에 따른 순간 효과일 뿐 실은 우유 속 칼슘이 위산 분비를 촉진,소화성궤양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마당이다.

고혈압엔 증상이 없고 뒷목 문제는 스트레스에 따른 목 근육 수축 탓이며,여드름 또한 변비보다 스트레스와 상관있다고 한다.

다른 것도 그렇지만 건강 상식은 정확히 알아둘 필요가 있다.

자칫 해를 자초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건강식품도 그렇고 사람에 관한 루머도 마찬가지다.

누가 뭐라고 하면 무조건 그런가보다 믿고 따를 게 아니라 사실 여부를 확인,제대로 알고 움직일 일이다.

귀가 얇으면 몸과 마음 모두 고생이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