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의 '우루사',SK케미칼의 '기넥신',태평양제약의 '케토톱' 등 국내 제약사들의 간판제품들에 비상 경고등이 켜졌다.

정부가 건강보험에서 지출되는 약제비를 절감하기 위해 이들 품목에 대한 급여 범위를 축소하거나 비급여로 전환키로 했기 때문이다.

2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최근 간장용제를 병원에서 처방할 때 사전에 혈액검사를 통해 간수치(트랜스아미나제)가 일정 범위 이상일 때만 투여가 가능하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이에 따라 대표적인 간장용제인 대웅제약의 우루사가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우루사는 원래 의사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으로 개발됐다.

이후 1989년부터 간질환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는 점이 밝혀져 의사들이 처방할 경우 건강보험 급여를 인정해 줬다.

덕분에 우루사 매출은 탄력을 받아 지난해의 경우 연 매출 500억원이 넘는 거대 품목으로 성장했다.

이 중 약 200억원가량이 의사 처방을 통해 팔리고 있다.

그러나 복지부의 보험급여 축소 조치로 우루사의 매출 성장세는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의원급 병원들의 경우 지금까지 우루사를 처방할 때 별도의 혈액검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웅제약은 이 같은 매출 감소분을 일반의약품 마케팅 강화를 통해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SK케미칼의 경우 회사의 양대 품목인 혈액순환 개선제 '기넥신'과 관절염패치 '트라스트'가 동시에 타격을 받게 됐다.

복지부가 내년 1분기 중에 은행잎 제제(기넥신)와 파스류(트라스트)를 건강보험 비급여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최근 밝혀서다.

이들 제품은 치료보조제적 성격이 강하거나 경미한 질환에 쓰이기 때문에 굳이 건강보험에서 지원해 줄 필요가 없다는 게 복지부의 판단이다.

기넥신과 트라스트는 지난해 건강보험급여 청구액이 각각 390억원,192억원으로 회사 전체 의약품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25%에 달한다.

건강보험 비급여로 전환되면 매출의 최소 절반가량이 날아갈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태평양제약의 간판 품목인 '케토톱'도 파스류 비급여 전환에 따른 매출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케토톱의 지난해 매출은 423억원으로 태평양제약의 전체 매출(1224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35%에 달하며,전체 관절염 패취 시장에서도 시장 점유율 1위(약 45%)를 달리고 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