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12월 대선 선거운동과 내년 총선출마를 위해 부시장직에서 물러난다.

권 부시장은 최근 오세훈 시장을 면담, "서울시의회 임시회가 끝나는 6일 공식적으로 사표를 내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부시장은 오 시장이 지난해 7월 민선 4기 서울시장 취임하면서 함께 서울시에 들어와 국회 및 서울시의회와의 가교역할, 시민단체 및 대언론 조정역 등 정무부시장으로서의 역할을 대과없이 추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나라당 노원을 지구당협의회장 출신에다 오랫동안 한나라당에서 재직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나라당 소속 시의원들이 절대다수인 서울시의회와의 조정업무를 무난하게 수행했다는 게 서울시의회 관계자의 전언이다.

시의회 관계자는 2일 "친화력이 뛰어난 권 부시장 덕에 서울시와 시의회의 관계가 매우 원만하게 유지됐다"면서 "시의회에서는 벌써부터 그만큼 일을 할 수 있는 인물이 있겠느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권 부시장은 자치구 간에 갈등을 빚은 재산세 공동과세제도의 도입 과정에서 국회의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설득해 결국 제도가 도입되는데 역할을 했으며, 동사무소 통폐합 과정에도 정치력을 발휘해 반대하는 구청장들도 정책에 참여하도록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주민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강남.양천.노원자원회수시설(쓰레기 소각장) 광역화 문제를 무리 없이 조율해 내는 솜씨를 발휘했다.

그는 또 장애인과 약자들을 대변하는 정책을 역점적으로 추진하면서 '장애인.소외계층의 부시장'이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120대 수준인 장애인 콜택시를 올해 상반기에 170대로 늘린데 이어 2010년까지 300대로 확대하는 정책에 앞장섰으며 광역치매센터 건립에도 열성을 보이는 등 서울시 장애인 복지정책을 주도했다.

이처럼 권 부시장이 활발할 활동을 할 수 있었던 배경은 오시장의 든든한 지원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권 부시장은 오 시장이 한나라당 초선의원 시절인 2000년 한나라당 원내외 소장파 개혁모임인 미래연대의 공동대표를 맡을 당시 사무총장으로 오 시장과 호흡을 맞춰왔다.

이후 지난해 지방선거 과정에서도 후보 비서실장으로서 오 시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온 최측근으로 꼽히고 있다.

권 부시장은 "내년 총선 준비를 위해 진작 부시장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유리했지만 오 시장을 보좌하기 위해 가능한 사의표명 시기를 늦췄다"면서 "마지막까지 오 시장을 돕기 위해 시의회가 끝나는 6일 공식적으로 사의를 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임 중 가장 힘들었던 일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서울시가 정치적 사안으로 휘둘릴 때 이를 막아내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면서 "서울시장은 정치적 외풍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권 부시장은 내년 총선에서 서울 노원을 지역에 출마를 준비중이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sungjin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