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4월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영수회담에 앞서 집무실에 도착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맞이하며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4월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영수회담에 앞서 집무실에 도착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맞이하며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스1
무당(無黨)층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 지난 4.10 총선이 임박하면서 마지못해 여야로 흩어졌던 이들이 다시 갈 곳을 잃은 분위기다. 총선 후 여야가 각각 윤심(尹심)과 명심(明심)으로 정리되는 듯한 모습에 중도층이 실망감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3일~15일까지 3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의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응답은 21%를 기록했다.

이는 2주 전 조사 대비 4%포인트 증가한 결과다. 총선이 치러지기 전후인 지난 4월 1주차와 같은 달 3주차 조사에서 이 비율은 각각 15%였다. 그러나 지난 5월 1주차 17%로 소폭 늘어나더니 이주 20%를 넘긴 것이다. 무당층 비율이 20%를 웃돈 것은 지난 2월 4주차 이후 3개월 만이다.
4.10 총선 후 무당층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 출처=NBS
4.10 총선 후 무당층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 출처=NBS
그래프=신현보 기자
그래프=신현보 기자
연령대별로는 젊을수록 무당층 비율이 높았다. 이에 18~29세 무당층 비율은 44%로 가장 높았다. 지역별로도 인천/경기는 물론, 여당 텃밭이라고 볼 수 있는 대구/경북도 무당층 비율이 평균을 상회했다.

한 달 만에 무당층 비율이 가장 많이 늘어난 것도 18~29세다. 18~29세는 한 달간 무당층 비율이 21%포인트나 늘었다. 50대도 9%포인트, 30대는 3%포인트, 70대 이상은 2%포인트 증가했다. 충청과 강원/제주를 빼고 전 지역에서도 무당층 비율이 늘었다. 특히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이 대구/경북으로 10%포인트 늘었고, 이어 인천/경기 9%포인트, 부산/울상/경남과 광주/전라 각각 6%포인트, 서울 5%포인트 등 순이었다.

정치권에서는 여야 전당대회가 지지율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국민의힘은 친윤계가, 민주당은 친명계가 당선될 경우 중도층은 지금처럼 양당에 무관심을 표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총선에서 패배한 국민의힘은 전당대회 룰이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여당 전당대회 규칙은 '당원 100% 룰'이다. 신지호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17일 KBS 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에서 "민심을 반영하도록 개정해야 된다"며 "당심 100%로 뽑은 김기현 체제가 성공을 못 했고 총선 참패 이후 국민의 목소리에 조금 더 가까이 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경기 포천·가평 당선자)는 16일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서 "수권 정당으로 나가는 게 목표 아니겠나"라면서 "여론조사 3대 당원 7이 된다고 하더라도 저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조사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응답률은 17.3%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