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들에게 잊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겼던, 1992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폭동의 촉발자 로드니 킹이 최근 누군가로부터 총격을 받아 부상했다고 신고해 경찰이 경위를 조사중이다.

30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로드니 킹은 지난달 28일 밤 11시께 샌버나디노와 리얼토 경계 지역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던중 산탄총 세례를 받았으며, 약 1.6km 떨어져 있는 집으로 자전거를 타고 가 경찰에 신고한 뒤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그러나 킹의 상황 진술이 애매해 무슨 일이 벌어졌었는 지 파악하기 어렵고 사건 배경에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리얼토 지역 경찰은 킹의 신고를 받고 그의 집에 도착했을 때 킹이 술에 취한 상태였다면서 "여러명의 경찰관들을 그의 집에 보냈으며, 킹은 총격을 받았다는 사실 이외에 다른 상황들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고 밝히고 있다.

아마도 인근 지역에서 누군가 새를 잡기 위해 산탄총을 쐈다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지만 29일 경찰관들이 병원을 방문해 조사를 했을 때에는 "남녀 한쌍이 다가와 자전거를 빼앗으려 했고 달아나자 어깨를 향해 산탄총을 쐈다"고 주장했다.

결국 킹이 용의자들에 대한 정보를 거의 제공하지 못하고 있어 경찰은 현장을 목격한 증인을 찾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킹은 지난 1991년 4명의 백인 경찰관들에게 집단으로 폭행당했고 이 장면이 언론에 공개돼 해당 경찰관들이 기소됐다.

그러나 재판에서 무죄 평결이 내려지자 1992년 흑인 사회가 들고 일어나며 폭동으로 비화, 코리아타운이 집중적인 피해를 보았다.

경찰에 의해 불공정한 대우를 받은 젊은 흑인의 상징으로 떠올랐던 킹은 1993년 알코올중독 치료를 받고, 1995년에는 아내를 차로 들이받은 혐의로 체포되는가 하면 1999년 가정폭력 사건으로 90일 징역형을 선고받는 등 크고 작은 여러 사건을 저지르는 말썽장이가 돼 언론에 오르내렸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is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