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방문 사르코지, 진정 촉구.."책임 가릴 것"

26일 저녁 프랑스 파리 북부의 이민자 밀집 지역에서 젊은이들이 경찰과 이틀째 충돌하는 사건이 발생해 2005년 프랑스 전역을 뒤흔든 소요사태가 재발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젊은이들과 경찰의 충돌은 25일 파리 북부 교외지역인 빌리에 르 벨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던 청소년 2명이 경찰의 순찰차와 충돌해 숨진 사건이 발단이 됐다.

경찰은 "15세, 16세된 청소년 2명이 헬멧도 착용하지 않은 채 오토바이를 운행하다 발생한 명백한 교통사고"라면서 단순 사고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사고가 난 뒤 모여들기 시작한 젊은이들은 100여명으로 불어났으며 이들은 화염병 등으로 인근 경찰서를 공격해 건물 유리창을 깼으며 주차된 자동차와 경찰차 및 쓰레기 트럭 등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이로 인해 28대의 차량과 4동의 건물 및 경찰서 등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탄을 쏘며 진압에 나섰으며 이 과정에서 최소한 26명의 경찰관과 소방대원이 부상했다고 현지언론들이 전했다.

소요는 빌리에 르 벨 뿐만 아니라 인근 3개지역에서도 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즉각 충돌사고에 대한 진상조사에 다시 착수했다고 밝히고 "지금까지 조사된 바로는 젊은이들이 몰던 오토바이는 훔친 것이었으며 이들은 교통신호를 무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경찰이 단순사고임을 강조하고 있음에도 청소년들의 반발이 이틀째 계속되자 일각에서는 2005년 클리시 수 부아에서 두 명의 청소년이 경찰 검문을 피해 달아나다 감전사한 사건을 계기로 발생한 이민자 폭동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2005년 11월에 발생한 파리 외곽의 소요 사태는 이들 청소년이 감전사한 직후 그동안 누적돼 온 실업과 차별 등 사회적 불만과 겹쳐 폭발했으며 거의 두 달여 지속돼 사회적 혼란을 야기했었다.

중국을 방문 중인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사건을 보고받은 뒤 "책임을 가리기 위해 엄정한 사법당국의 조사가 진행될 것"이라며 조사 결과가 나올때까지 모두 진정해 달라고 주문했다.

(파리연합뉴스) 이명조 특파원 mingjo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