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MBA 2기생들에 ING아태 사장 깜짝 제안

"홍콩에 와보니 한국 금융회사들은 '구멍가게' 수준이라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외국 거대 금융기업과 싸우려면 우리도 하루빨리 '위너 플레이어(winner player)'를 키워야 합니다."

"ING,씨티은행,리먼 브러더스 방문이 좋았습니다.금융산업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많이 얻었습니다.개인적으로 진출하고 싶은 분야는 IB입니다."

6박7일간의 홍콩 '스터디 투어(study tour)'를 마친 47명의 서울대 MBA스쿨(경영전문대학원) 2기 글로벌MBA 학생들은 아시아 최대 금융 허브인 홍콩에서 보고 듣고 느낀 점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금융 분야로 진출할 생각이 없던 차정민씨(39)는 이번 여행을 끝내면서 졸업 후 홍콩 같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일해봐야겠다는 새로운 계획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홍콩 스터디 투어는 일종의 산업현장 시찰이다.

2기 서울대 MBA 학생들의 40% 정도가 향후 금융계 진출을 희망하고 있다.

실제로 1기 졸업생의 경우 50% 정도가 금융계로 진출했다.

이들이 홍콩을 택한 이유는 홍콩만큼 가까운 곳에서 금융계의 살아 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6년간 홍콩 과학기술대 경영학 교수로 재직했던 최종학 서울대 교수는 "MBA 학생들에게 홍콩은 살아 있는 교과서"라며 "중심가의 반경 1㎞ 내에 세계적 금융기업들이 꽉 들어차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4일 서울을 떠난 학생들은 씨티은행,ABM암로,리먼 브러더스,ING 등 세계적 금융기업의 홍콩지사를 방문해 홍콩 금융시장 전반에 대한 토론을 벌였다.

세계 최고의 보험사를 넘어서 투자은행으로 변신 중인 ING의 아시아ㆍ태평양지역 총괄 스틴버겐 사장은 직접 1시간30분 동안 비즈니스에 대해 토론한 뒤 "서울대 MBA 학생들을 채용하겠다"고 말했다.

홍콩의 또 다른 매력은 현지에 근무 중인 '한인 파워'다.

홍콩 체류 마지막날 밤,서울대 MBA스쿨 학생들은 이경영 미래에셋 홍콩법인 대표를 포함해 골드만삭스,UBS증권 등에서 일하는 선배들과 자리를 함께 했다.

곽수근 서울대 경영대학장은 "아시아 금융 중심지인 홍콩 방문은 학생들에게 큰 자극을 준다"며 "현지 인맥 구축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홍콩=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