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전 세계 파생상품 시장이 급성장,시장규모가 516조달러(약 47경9800조원)를 기록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지난 상반기 주식과 통화 금리 관련 파생 시장 규모가 지난해 하반기보다 25%나 늘어 BIS가 통계 집계를 한 1999년 이래 가장 큰 폭의 성장세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특히 신용디폴트스와프(CDS)가 49%나 늘어나면서 시장 성장을 주도했다.

CDS란 대출이나 채권으로 자금을 조달한 기업의 신용위험만을 별도로 분리해 시장에서 사고파는 금융 파생상품이다.

회사채 부도에 대비한 보험 성격으로 보면 된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문제가 불거질 조짐을 보이면서 기업 부도 위험이 커지자 투자자들이 대거 CDS로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투자 적격 등급 125개 회사의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CDX 북미지수는 지난 2월 22에서 6월 말엔 90으로 3배 이상 상승했다.

크리스티앙 어퍼 BIS 애널리스트는 "신용 파생상품 시장이 전체 파생상품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다"며 "신용 파생상품 가운데 88%가량은 CDS였다"고 말했다.

거래 규모가 가장 큰 것은 금리 파생상품으로 올 상반기 19% 성장했다.

금리 파생상품 시장 규모는 347조달러를 기록했다.

주식 파생과 통화 파생 시장도 각각 23%와 21% 증가해 파생상품 붐을 일으키는 데 일조했다.

이처럼 파생상품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파생상품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파생상품에 대해 옹호적이었던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전 의장도 최근 "신용위기를 만들어 낸 것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서브프라임 관련 파생 시장"이라며 "금융 혁신은 긍정적인 효과를 갖고 있지만 반드시 제한을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