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업 사태를 타개하기 위한 노·사·정(勞使政) 대화가 시작됐지만 일부 과격 노동자들은 국영철도 등 시설물을 파괴하며 협상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21일 프랑스 국영철도(SNCF)의 초고속 열차인 테제베(TGV) 노선에서 방화와 철로 및 신호 시스템 파괴 등 최소 20여건의 설비 파손이 신고됐다.

이로 인한 TGV 운행 지연 사태도 속출했다.

SNCF는 조직적인 '사보타주'(고의적인 사유재산 파괴 등을 통한 노동자의 쟁의 행위)가 있었다고 확인했다.

도미니크 뷔스로 프랑스 교통장관은 이번 사태에 대해 "심각하고도 비난 받아 마땅한 폭력 행위"라며 "불법적인 저항이어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폭력 시위의 용의자를 색출해 엄단할 것을 지시했다.

파업을 이끌고 있는 노동단체 지도부도 "이런 폭력 사태는 철도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것"이라며 사보타주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이번 사태는 파업이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노·사·정 대표들이 만나 해법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프랑스 언론들은 시설물 파괴가 협상에 반대하는 소수 급진단체의 소행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한편 프랑스 정부는 이날 노·사·정 협상을 통해 노조 측에 임금 인상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금 인상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SNCF 경영진은 노조가 파업을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하면 연간 9000만유로의 재정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노조 측은 협상안을 즉시 받아들이진 않았지만 파업을 중단하기 위한 투표를 22일부터 사업장별로 실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