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은 19일 창업자인 고 이병철 선대회장의 타계 20주년을 맞아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내 호암 묘역에서 추모식 및 묘소 참배 행사를 가졌으나 이건희 회장은 감기몸살을 이유로 불참했다.

삼성은 "이 회장이 감기몸살이 심해 추모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그동안 신병 치료 등을 이유로 해외에 체류할 때를 제외하고는 이병철 선대회장의 추모식에 빠지지 않고 참석해왔으며 국내에 머물면서 추모식에 참석하지 않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이 회장의 불참은 최근 발생한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 부정.비리 의혹 폭로 이후 대외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길 꺼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 일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추모위원장인 강영훈 전국무총리, 이현재 호암재단 이사장,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현승종 전 국무총리, 권이혁 서울대 명예교수, 김태길 대한민국학술원장, 김종량 한양대 총장 등 추모위원들과 내외귀빈, 삼성.한솔.CJ.신세계 등 범삼성가 가족 및 친지, 삼성 사장단이 참석했다.

추모식은 김동건 아나운서의 사회로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의 약력보고, 강영훈 추모위원장의 추모식사,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추모사, 김남조 시인의 추모시 낭독 등으로 약 30분간 진행됐다.

강영훈 전총리는 추모식사에서 "호암선생은 인재 제일주의로 일찍이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남다른 개척정신으로 항상 새로운 세계를 여는데 앞장서 용기와 자신감으로써 몸소 과감한 실천을 했다"며 "호암은 기업 경영에서뿐 아니라 사회적 문화적으로 폭넓은 자신의 삶에서 쉼없는 정진을 했다"고 말했다.

박태준 명예회장은 추도사에서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최선두에 삼성이 있다"며 "삼성은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음으로써 회장께서 필생을 바쳐온 '사업보국'이라는 소원이 성취됐다"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경남 의령군 정목면 고 이병철 회장 생가에서는 삼성 사장단과 호암재단 관계자, 지역기관과 사회단체장 및 주민 1천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생가 개방 행사가 열렸다.

행사는 호암재단 주관의 기념식과 정곡면 행사 추진위 주관의 마을잔치 등으로 구성됐다.

고 이병철 회장의 생가는 그동안 관리문제로 일반인들의 출입이 어려웠으나 이번에 새로 단장하고 완전히 개방하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현경숙 기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