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실시된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지난해보다 전반적으로 까다로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부터는 수능 성적이 점수가 아닌 9개 등급으로만 나와 난이도 조절을 위해 까다로운 문제를 영역별로 적절히 배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입시기관의 평가를 중심으로 올해 수능 문제를 영역별로 분석해 봤다.

◆언어영역

언어영역은 대성학원 종로학원 유웨이중앙교육 등 7개 메이저 입시기관이 이구동성으로 '지난해 수능보다 어려웠다'는 평가를 할 만큼 까다로웠다는 분석이다.

특히 문학보다는 비문학 부문의 난이도가 높았다.

비문학 부문 중 언어 음절에 관한 지문,촉매 설계에 대한 과학기술 지문 등은 특히 까다로웠다는 게 공통된 분석이다.

문학 부문은 '한거십팔곡(권호문)'을 제외하면 생소한 지문이 적은 데다 이 지문 역시 EBS 교재에 수록돼 있어 비문학에 비해 문제풀이에 용이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언어영역 시험은 지난해보다 10문제 줄어든 50문항으로 구성됐으며 지문의 구성은 문학 40%, 비문학 60%로 예년과 비슷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시험 시간이 빠듯했고 비문학 영역에 제시된 글을 독해하기가 약간 까다로웠다"며 "지난해 수능보다는 어렵고 9월 모의평가보다는 약간 쉬웠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수리영역

수리영역은 인문계 학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나형과 자연계용인 가형의 난이도 차가 컸다.

지난해 어려웠던 가형은 대체로 쉽게 출제된 반면 나형의 난이도는 지난해보다 높았다.

수리 가형은 수학Ⅰ에서 12문항,수학Ⅱ에서 13문항,미분과 적분,확률과 통계,이산수학 등 선택 과목에서 5문항씩 출제됐다.

수리 나형은 수리 가에서 출제된 수학Ⅰ의 12문제를 포함해 모두 30문항이 나왔다.

김용근 종로학원 평가이사는 "수리 가형은 대체로 작년 수능보다 난이도가 비슷하거나 약간 쉬웠는데 특히 기하부분이 쉽게 출제됐다"고 전했다.

이영덕 대성학원 평가이사는 "새로운 형태보다는 비슷한 경향의 문제 위주로 출제됐다"면서도 "단순히 공식만 적용하는 문제보다는 수학적 정의나 개념을 확실히 알아야 풀 수 있는 문제들이 많아 기초 지식이 부족한 학생들은 문제가 제시하는 조건만으로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데 어려움을 겪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바둑판 모양의 도로망을 주고 최단거리로 가는 경우의 수를 구하는 문항(가형 나형 공통),로그함수 그래프를 보고 참거짓을 판단하는 문항(가형 나형 공통) 등을 학생들이 어렵게 느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어영역

외국어영역은 특이한 신경향 문제가 없어 지문 해석에 능숙한 상위권 학생들에게는 비교적 평이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외국어영역 문제들은 문항들의 배치 순서가 조금 바뀌었을 뿐 어법ㆍ어휘 각 2문항,빈칸 추론 4문항,주제ㆍ요지ㆍ제목 각 2문항,장문 독해 5문항 등 지난해 수능과 문항의 성격이 정확히 일치했다.

다만 일부 문항에는 정답같은 오답이 있어 중하위권 학생들에게 다소 까다로웠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진성 메가스터디 강사는 "추상적이고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룬 지문이 많아 상식이 풍부하지 않은 학생들은 독해 시간이 오래 걸렸을 수 있다"며 "시간 안배에 따라 점수의 형방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