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총리회담 이틀째인 15일 양측은 전날 서로 제시한 의제와 관련해 분야별 실무 접촉을 집중적으로 가졌다.

이날 회의에서는 남포ㆍ안변 조선협력단지 건설,개성∼신의주 간 철도와 개성∼평양 간 고속도로 개보수 및 공동 이용 등 분야별 실무 조율을 통해 앞으로 단기간 내에 이행할 수 있는 일부 사업에 대해 의견 접근을 이뤄냈다.

이 중 경의선 문산∼봉동 간 화물열차를 12월11일쯤 개통키로 잠정 합의함으로써 개성공단 활성화의 추진력을 얻을 수 있게 됐다.

남측은 개성공단 통행문제 해소를 위한 몇 가지 구체적인 제안도 한 상태여서 귀추가 주목된다.

◆개성공단 물류 개선 기대돼

봉동역은 경의선 개성∼손하역 사이의 간이역으로 과거 이용하다가 중단된 역이다.

하지만 철로가 놓여있는 상태라 새 역사를 세우면 바로 개통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철 코레일 사장은 "우선 야적장이나 장비 등을 정비할 필요가 있으나 단기적으로 준비를 해 나가면서 물자 수송을 할 수 있다"면서 "운행에까지 그렇게 많은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시설투자비는 100억원 미만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됐다.

개성공단에 진출해 있는 기업들은 문산∼봉동역이 개통되면 남쪽에서 개성공단으로 원자재를 보내는 것은 물론 개성공단에서 생산한 제품을 남쪽으로 보내는 등 대량 화물 수송이 가능하고 비용도 절감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개성공단 화물 운송은 대부분 화물트럭에 의존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개성공단 2단계 개발을 촉진시킬 전망이다.

문산∼봉동역 화물열차 개통은 더 나아가 개성공단 출퇴근 열차 운행과 개성 관광열차 운행으로까지 이어져 남북 간 철도협력사업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측이 제시한 최우선 과제?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이날 이번 총리회담에서 개성∼신의주 간 철도,개성∼평양 간 고속도로 현대화를 '최우선 과제',조선협력단지 사업 등은 '적극 추진 과제',통행ㆍ통신ㆍ통관(3通) 문제 등은 '착실히 풀어나갈 과제'라고 보도했다.

조선신보는 "개성∼신의주 간 경의선 철도와 개성∼평양 간 고속도로의 개건(개선) 현대화를 최우선 과제로 제기했다"면서 "철도 도로의 현대화와 남북의 공동 이용은 비교적 짧은 기간에 10·4정상선언 이행의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을 수 있는 사업분야"라고 전했다.

10·4선언이 이행돼 경제협력 사업이 본격화하면 "북남 사이의 물류량이 크게 증가할 것이 예상되므로 이를 보장하자면 도로 철도가 정비돼 있어야 한다"는 논리다.

또 다른 이유로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남북 응원단이 경의선 열차를 이용하기로 한 만큼 서둘러야 한다는 점을 꼽았다.

그러나 철도 도로 개보수와 공동 이용에는 상당한 규모의 투자비가 필요하고,북한 군당국이 군사적 보장장치를 마련해 줘야 하기 때문에 이른 시일 내에 성사될지는 불투명하다.

투자비는 수천억원에서 수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김홍열 /김동욱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