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0일 일반분양을 앞둔 은평뉴타운 주변 부동산시장은 의외로 잠잠하다.

지난 5일 은평뉴타운 분양가와 공급일정이 발표된 이후 이 일대 중개업소에는 기존 주택매물을 찾는 전화가 잇따르고 있지만,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오히려 매도자들이 물건을 거둬들이는 바람에 거래가 끊겼다.

그동안 암암리에 거래돼왔던 은평뉴타운 '원주민용 특별공급 아파트 입주권'도 이미 1억5000만원 정도의 높은 웃돈이 붙어있어 매수세가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들 아파트의 경우 내년 4월 입주 이후부터는 정식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매매가 활기를 띨 것으로 현지 중개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원주민 입주권 웃돈 부담

6일 현지 중개업계에 따르면 은평뉴타운 수요자들 가운데 청약가점이 낮아 신규분양 당첨 가능성이 어려운 사람들을 중심으로 원주민에게 제공되는 특별공급주택 매물을 찾는 문의가 늘고 있다.

따라서 이 일대 중개업소들은 은평뉴타운 입주가 보장된 원주민들에게 직접 명함을 돌리면서 매물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매물 확보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인근 불광동 C공인 관계자는 "특별분양 입주권이 매물로 나오는 대로 알려달라는 문의전화가 벌써부터 잇따를 정도로 은평뉴타운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매물이 없어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별공급 아파트에는 이미 1억5000만원 정도의 웃돈이 붙어 있다.

이미 손바뀜이 이뤄진 상태이기도 하지만,가격이 너무 높아 당장 불법을 감수하고 매입할 만한 메리트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지 중개업계에서는 내년 4월께 등기를 거쳐 정식으로 거래가 이뤄지면 전용면적 84㎡(25.4평)형 특별공급아파트 시세가 5억5000만원 내외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불법으로 매입하더라도 웃돈을 감안하면,거의 이만한 돈이 필요한 상황이다.

분양가 3억5700만원에 웃돈 1억5000만원을 얹으면 벌써 5억원을 넘어서고 여기에 양도소득세와 취득.등록세 등 세금 5000여만원을 더 내야 하기 때문이다.

갈현동 A공인 관계자는 "위험 부담 때문에 웃돈이 작년보다 2000만~3000만원 정도 떨어진 상태"라며 "투기용으로 구입한 사람도 별로 재미를 못 봤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별공급아파트의 동.호수가 배정되면 매수자가 나설지 모른다는 기대감으로 높은 가격에 입주권을 내놓는 원주민도 있지만,대부분은 정식으로 분양받은 뒤 매물로 내놓겠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현지 중개업소에서는 1지구의 경우 2~3지구보다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분양가를 감당할 능력이 없어 전체 1172가구 중 70~80%는 등기가 끝나는 내년 4월 이후에 매물로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변 아파트 매물도 사라져

주변 아파트 거래도 거의 끊긴 상태다.

특별공급주택이 정식 거래되면 집값이 한 차례 들썩일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집을 팔려고 내놨던 주인들도 매물을 다시 거둬들이는 사례가 적지않다.

불광동 현대홈타운 105㎡(32평)형의 호가는 석 달 전보다 1000만원 정도 오른 5억2000만~6억원 선이지만,매물이 많지 않다.

조망이 좋은 지상 11~14층 매물은 아예 없다.

이 단지 인근 B공인 관계자는 "은평뉴타운 아파트 값이 강세를 보이면 이 지역 아파트 시장 전체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집주인들 사이에 확산되면서 '매도를 미루면서 기다리자'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