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급증 등 지방권 주택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울산과 대전지역에서 이른바 '청약률 제로(0)' 단지가 잇따르고 있다.

4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울산 신정동에서 지난주 공급된 한진중공업 건설부문의 해모로 파크뷰 154가구가 3순위 청약까지 신청자가 단 한 명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주상복합 아파트인 이곳은 3.3㎡당 분양가가 평균 1046만~1170만원으로 주변시세보다 다소 높았지만 울산이 부산.대구 등보다 주택 구매력이 높아 그동안 분양 성적이 좋았다는 점에서 업계에서는 주택시장 침체가 더욱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전에서도 신원건설이 시공을 맡은 중구 대흥동 신원 푸르내 56가구에 순위 내 청약자가 한 명도 없었다.

이곳은 지난 9월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돼 분양권 전매나 1순위 청약자격 제한이 풀렸지만 수요자들로부터 외면받기는 마찬가지였다.

또 경남 양산에서 대림산업이 최근 공급한 양산4차 e-편한세상 998가구도 지난 1일 끝난 3순위 청약에서 31명이 신청했을 뿐 1.2순위에는 청약자가 한 명도 없었고,같은 날 청약신청을 받은 양산3차 884가구에는 1순위 청약자가 1명에 불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방권에 미분양 물량이 워낙 많이 쌓여있는 데도 건설사들은 분양가 상한제를 피해 공급을 계속하는 데 반해 수요자들은 상한제가 적용되는 값싼 아파트를 기다리며 청약을 늦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며 "분양가나 입지여건에서 메리트가 없는 곳을 중심으로 당분간 청약률 제로단지가 잇따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정호진 기자 hj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