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직장인 2명 중 1명은 몸은 회사에 있지만 마음은 '콩밭'에 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회사의 성공을 위해 에너지를 쏟아붓기보다는 언제든 회사를 옮기려고 '안테나'를 세우고 있다는 얘기다.

세계적 인사(HR) 컨설팅회사인 타워스페린은 30일 발표한 '글로벌 인적자원 보고서(Global Workforce Study)'에서 전 세계 기업 종업원 8만8600명을 대상으로 회사에 대한 몰입도를 조사한 결과 한국의 응답자 1000명 중 8%만이 회사에 대한 몰입도가 '매우 높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 세계 직장인의 평균 응답 비율 21%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다.

몰입도가 '높다'는 응답률은 45%였다.

따라서 전체 응답자 중 53% 정도만 회사에 대한 몰입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몰입도가 낮거나 매우 낮다고 응답한 직원의 비율도 한국은 47%로 전 세계 평균 38%에 비해 높았다.

몰입도(engagement)란 기업의 성공에 기여하려는 직원들의 의지 및 역량을 뜻하는 것으로 직원들이 이를 위해 자발적으로 어느 정도의 추가적인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하는지를 의미한다고 타워스페린은 설명했다.

종업원들의 몰입도를 높이는 동인(動因)은 나라마다 달랐지만 금전적 보상보다는 감성적 유대감이 더 중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한국에서는 '경영진이 조직의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 행동한다'는 인식이 몰입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해당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지 △회사가 일과 삶의 균형에 도움을 주는지 △중간 관리자가 팀워크에 도움이 되는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인지 등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한국 기업들은 이 같은 종업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47%만이 "경영진이 조직의 성공을 위해 행동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나머지 4개 동인에 대한 만족도도 37~52%에 그쳤다.

직원들의 몰입도는 기업의 재무적인 성과로 직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 몰입도가 가장 높은 기업들은 영업이익과 주당순이익이 각각 연평균 19%와 28%씩 늘어났지만 몰입도가 가장 낮은 기업들은 반대로 각각 33%와 11%씩 줄어들었다.

특히 몰입도가 높은 직원들은 98%가 "스스로 우리 회사의 제품과 서비스 수준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고 현재 기여하고 있다"고 답한 데 반해 몰입도가 낮은 직원들은 38%만이 긍정적으로 답했다.

몰입도는 이직률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한국의 경우 몰입도가 높은 직원의 67%는 이직 의향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몰입도가 낮은 직원 중 이직 의향이 없다는 직원은 5%에 그쳤다.

타워스페린 서울사무소의 박광서 사장은 "직원 몰입도는 고객 만족,매출 증대,비용 절감,수익성 및 혁신 등 기업 성과에 중대한 영향을 끼친다"고 전제하고 "이번 조사를 종합한 결과 직원들의 몰입도를 높이려면 △명확한 비전과 이를 위해 경영진이 헌신하는 모습을 직원들에게 보여주고 △경영진과 쉽고 투명하게 접촉할 수 있어야 하며 △직원들의 헌신 및 몰입에 대한 대가로 기업이 직원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지를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