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가 들어설 지역의 공시지가가 참여정부 들어 58%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지가 상승률의 두 배를 훨씬 넘는 수준이어서 혁신도시가 지방 땅값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더욱이 10개 혁신도시 건설 예정지역에 총 4조5000억원의 토지 보상금이 본격적으로 풀리고 있어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23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혁신도시 예정지인 충북 음성ㆍ진천군,대구 동구,울산 중구 등 13개 시ㆍ군ㆍ구의 올 1월1일 기준 개별 공시지가 총액은 104조3122억원으로 2003년 1월1일 기준 공시지가(65조8239억원)보다 58.5%(38조4883억원)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율은 2003년부터 올 8월까지 전국 땅값 상승률(22.95%)의 2.54배에 이르는 것이다.

지역별 공시지가는 충북 진천군이 1조9294억원에서 4조2418억원으로 119.9% 올라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충북 음성군도 2조6572억원에서 5조7706억원으로 117.2% 증가했다.

이는 충북 전체 땅값이 2003년 이후 올 8월까지 17.7% 오르는 데 그친 것과 크게 대조된다.

부산도 같은 기간 전체 땅값이 7.8% 올랐던 데 비해 혁신도시 주거 단지가 들어설 예정인 강서구는 7조1635억원에서 13조7820억원으로 92.4%나 상승했다.

경북 김천시와 강원 원주시도 각각 84.6%와 83.4% 오른 것으로 나타나 전체 땅값 상승률(경북 8.4%,강원 10.7%)을 크게 웃돌았다.

반면 전남 나주는 국ㆍ공유지에 부지가 편입되면서 공시지가가 산정되는 땅이 25만여 필지에서 15만여 필지로 줄어 공시지가 총액이 감소했다.

건교부는 혁신도시 예정 지역의 공시지가 총액 증가는 공시지가 현실화율이 높아져 시세에 근접한 영향도 크다고 해명했다.

한편 혁신도시 예정 지역의 외지인 토지 소유 비율이 평균 12.3%에 달해 미리 해당 지역의 땅을 산 외지인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도 서귀포 혁신도시의 경우 총 개발 면적 114만2000㎡ 가운데 외지인이 전체의 27.7%인 31만7000㎡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충북 진천ㆍ음성 혁신도시는 개발 예정지 691만4000㎡ 가운데 21.6%인 149만5000㎡를 외지인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