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문을 연 한국과학기술원(KAIST) MBA스쿨은 최근 사회적 수요에 부합하는 '특수 MBA스쿨'의 역량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지난 10여년간 일반 경영전문대학원을 운영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2006년 금융 MBA스쿨과 정보미디어 MBA스쿨을 각각 출범시켰다.

KAIST는 향후 국내 산업의 양축을 서비스와 문화산업으로 판단,이에 걸맞은 인재 양성 전략을 수립했다.금융 MBA의 경우 아시아 금융 허브를 목표로 재정경제부의 후원을 받아 설립했다.MBA스쿨의 금융 분야는 해외에서도 인력 수요가 많아 졸업생들의 연봉 상승폭이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수 MBA스쿨의 역량 강화를 위해 KAIST가 선택한 전략은 해외 대학과의 '복수 학위(Dual degree)' 체결이다.금융 MBA스쿨은 최근 미국 론체스터대와 런던 시티대 비즈니스 스쿨과 복수학위제를 맺었다.

미국 론체스터대는 2007년 파이낸셜 타임스 선정 기준으로 재무ㆍ회계 분야 세계 5위에 랭크된 금융 부문 특화 MBA스쿨이다.

복수 학위 제도 도입으로 2009학년도 KAIST 금융 MBA스쿨 입학생은 원하는 해외 대학에서 10과목을 수강하고 양 대학의 학위를 동시에 받을 수 있다.이 같은 혜택은 전체 입학생 100명 중 20명 정도에게 돌아갈 전망이다.

정보미디어 MBA스쿨도 미국 남가주대학의 비즈니스 스쿨인 마셜 스쿨과 복수학위제를 협의 중이다.조만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 KAIST에서 MBA 학위를 받은 뒤 마셜 스쿨의 경영학박사(MS) 학위를 받을 수 있다.

특히 KAIST의 복수 학위 프로그램은 KAIST에서 선발된 학생의 경우 해외 대학의 입학허가 없이도 갈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이는 해외 대학에서 입학허가를 따로 받아야 하는 다른 대학 MBA스쿨과 차이나는 대목이다.

2006년 개원 10주년을 기념해 동문을 대상으로 실시한 '동문 진출 현황 조사'에 따르면 KAIST 경영대학 졸업생의 절반 이상이 금융권과 국내 대기업에 근무하고 있다.그 중 48.3%가 마케팅,전략,경영기획,자산운용 등 각 기업의 핵심 부서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취업률도 100%에 가까우며 특히 올 2월 졸업한 176명 중 60%인 98명이 금융권에 취업했고,21%는 IT 관련 제조업체에 입사했다.

올 2월 졸업자를 대상으로 연봉 상승률을 조사한 결과 평균 5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올 2월 테크노MBA 졸업 후 신한은행 리스크관리부에 근무 중인 조재현씨의 연봉 상승률은 160%에 달했다.졸업 전 2500만원이던 연봉은 4000만원 상승해 현재 6500만원이다.

한편 KAIST는 내달 2일까지 2008년도 봄학기 신입생 모집 원서접수를 한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