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와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11일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돼 구치소로 향하면서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신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등 나름대로 현실을 수긍하는 표정이었던 반면 변 전 실장은 평소와 달리 얼굴이 잿빛으로 변해 인상이 굳어져 있었다.

신씨는 11일 오후 11시 22분께 구속영장이 집행됐고 변 전 실장은 이보다 10여분 늦은 35분에 영등포구치소로 향해 둘의 조우는 이뤄지지 않았다.

신씨는 `할 말이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한 동안 입을 열지 못하다가 "그 동안 나의 잘못된 판단으로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하고 부끄럽다"고 말했다.

변 전 실장과 신씨는 지난 1년 동안 `대포폰(차명전화)'을 사용하다가 검찰의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되자 대포폰을 바꾼 사실이 최근 발각되면서 증거인멸 우려 때문에 구속됐다.

신씨는 실질심사를 마친 직후부터 이미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고 그의 변호인 또한 말없이 줄담배만 피웠다.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드러난 이 같은 사실 앞에 변 전 실장은 아무 생각도 하기 싫다는 표정이었다.

그간 발걸음을 떼기조차 힘들어 하던 극심한 기력소진 증세는 보이지 않았지만 힘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변 전 실장은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등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고 수사관들에 이끌려 관용차에 탑승하자 마자 머리를 뒤로 젖히고 눈을 감았다.

검찰은 이들의 구속기간을 한 차례 연장해 추가 혐의와 부적절한 관계에서 불거진 갖가지 의혹을 조사한 뒤 이달 말 기소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