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부터 계속되고 있는 부동산 시장 침체로 매매컨설팅과 투자강연 요청이 급감,관련 업계도 찬바람을 맞고 있다. 이에 따라 해당 업체들은 인원을 감축하는 한편 주력사업을 바꾸거나 사업다각화에 나서는 등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부동산컨설팅업체인 유엔알컨설팅은 얼마 전 직원을 5명에서 3명으로 줄였다. 컨설팅 문의가 줄어들면서 재개발과 아파트 분야를 담당하던 직원이 퇴사하자 충원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감원을 한 것이다.

박상언 사장은 "얼어붙은 주택 매매시장이 풀릴 기미도 보이지 않아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특히 부동산 관련 강좌 시장은 썰렁하다. 박 사장의 경우 한창 때는 백화점 문화센터나 기업체에서 1주일에 3~4차례나 부동산 재테크 강연을 하느라 눈코 뜰 새 없었지만 최근에는 2주일에 1건 정도로 크게 줄었다.

또 다른 컨설팅업체 관계자도 "일부 백화점 문화센터의 부동산 강좌는 참석자가 없어 폐강했다"고 귀띔했다.

강의 주제도 크게 달라졌다. 예전에는 유망 투자지역 소개가 대부분 이었지만,최근에는 주택 등을 언제 매각하는 것이 유리한지 짚어주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지방의 한 건설업체는 전문가를 초청,사흘 동안 미분양 해결 강좌를 열기도 했다.

이처럼 관련 시장이 극도로 위축되자 일부 업체는 사업다각화를 서두르고 있다.

스피드뱅크는 두 달 전 빌딩을 전문으로 임대.매각하는 부동산자문회사 넥스트알을 세웠다. 중개업소를 위주로 한 온라인장터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사업 확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만 중개업소들이 토지와 주택 위주로 영업을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사업 범위를 빌딩으로 특화했다.

부동산114도 맵리얼티라는 회사를 설립,해외부동산 중개업에 뛰어들었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매물을 동영상으로 볼 수 있는 서비스를 할 예정이다.

유엔알컨설팅도 매매컨설팅에서 분양알선으로 주력 사업을 바꾸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컨설팅 업계의 매출은 부동산 거래량에 좌우되는데 올해 부동산 거래량은 작년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며 "분양사업,해외사업,부동산 파생상품사업 등으로 돌파구를 찾아보려는 업체들이 최근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