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후보의 부인 김정옥씨(54)가 이 후보를 처음 만난 것은 이화여대 사회학과 2학년 때다.

사회학과 학술부 모임에서 이 후보를 만난 지 두 달 만에 민청학련 사건으로 이 후보가 수감되자 김씨는 편지와 책,영치금을 넣어주며 10개월반 동안 이 후보의 '옥바라지'를 했다.

이를 통해 "사회에 대한 눈을 떴다"는 김씨는 1978년 결혼한 뒤 민주화운동으로 금치산자와 다를 바 없던 이 후보를 대신해 생계를 꾸려나갔다.

서울 신림사거리에서 '광장'서점을 경영하다 지하철 2호선 건설로 건물이 철거돼 전세금을 날리는 아픔도 겪었다.

하지만 세상물정 모르던 부산 부잣집 막내딸이 친정 어머니에게 "청계천 바닥에 돈 한 푼 없이 던져놔도 살아갈 자신이 있다"고 큰 소리 칠 때까지는 몇 년이 걸리지 않았다.

서점 매출액을 서울 시내에서 손꼽히는 규모로 키우고 곰탕집까지 경영하면서 김씨는 남편이 자신의 길을 꿋꿋이 걸어가도록 도와줬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