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 동막마을 표기…직접 근거로는 부족

출생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고암(顧庵) 이응노(李應魯.1904-1989) 화백의 일가 족보가 새롭게 공개돼 출생지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을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1일 충남 홍성군에 따르면 전의 이씨 후손인 이모씨가 최근 이응노 화백의 출생 근거가 적혀있다며 문중 족보(전 7권)를 공개했다.

1919년 발행(서울 지인당)된 이 족보(5권 319쪽)를 보면 이응노 화백, 부친 등 이씨 일가의 출생기록과 함께 맨 하단에 출생지로 `홍성동막(洪城 東幕)'이라는 기록이 표기돼 있다.

홍성 동막은 현재 홍성군 홍북면 중계리 동막마을을 지칭하는 것으로 고암이 홍성에서 출생했다는 새로운 증거라는 게 홍성군측의 설명이다.

홍성군 문화재계 관계자는 "이응노 화백이 홍성에서 태어났다는 증거를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라며 "1919년 이전에 작성된 전의 이씨 족보를 추가로 확보, 논란이 없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문중 족보의 기록은 이 화백 등 이씨 일가의 생활 근거지(고향)가 홍성 동막마을이라는 표기에 불과할 뿐 이 화백의 직접적인 출생 기록은 아니어서 출생지 논란을 매듭짓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홍성군이 이 화백의 생가라며 도 기념물 지정을 추진하고 있는 곳은 중계리 동막마을이 아닌 인근 중계리 홍천마을이어서 새로운 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로 동막마을과 홍천마을은 같은 중계리(법정리)에 속해있지만 생활권역이 달라 홍성 홍북면사무소는 행정리가 다른 별도 마을로 관리하고 있다.

출생지 논박을 벌이고 있는 예산군의 한 관계자는 "족보는 말 그대로 문중의 사적인 기록으로 이응노 본인의 제적부상 예산군 낙상리 출생이란 법정 기록을 뒤집을 수는 없다"며 "공개된 족보도 이 화백의 직접적 출생기록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응노 화백은 그동안 출생지가 홍성군 홍북면 중계리로 알려져 있었으나 2004년 예산군 덕산면사무소에 보관된 고암의 제적부가 발견되면서 출생지 논란이 촉발됐으며 홍성군은 중계리 이 화백의 생가에 대해 도기념물 지정을 신청, 최종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홍성.예산연합뉴스) 윤석이 기자 seoky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