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마트와 편의점이 늘면서 경쟁력을 잃은 동네 구멍가게의 매출이 다섯 달째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흔히 동네 구멍가게로 불리는 기타 종합소매업(편의점을 제외한 50평 미만의 소형 소매점)의 지난 7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5.1% 감소했다.

2월 7.6%를 기록한 전년 동월 대비 매출 증가율은 3월 들어 감소세(-4.1%)로 돌아선 뒤 4월(-6.0%) 5월(-1.0%) 6월(-7.8%) 등에 이어 5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동네 구멍가게가 이처럼 찬바람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대형 마트와 체인화된 편의점 등에 비해 열악한 쇼핑 환경으로 집객력을 점차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같은 기간 대형 마트(기타 대형종합소매업)와 편의점(체인화 소형소매점)의 매출이 매달 증가세를 보인 것이 그 증거인 셈이다.

대형 마트의 매출은 올해 2월 이후 여섯 달째 증가한 데 이어 7월에도 5.2% 늘었다.

편의점과 대형 슈퍼마켓의 매출 역시 7월 들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2.1%와 3.7% 증가했다.

특히 편의점의 매출은 관련 통계가 제공되기 시작한 2001년 1월 이후 한 달도 빠짐 없이 늘어나기를 계속해 상권이 겹치는 동네 구멍가게와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구멍가게의 매출 부진은 비단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00년 초를 100으로 놓고 계산한 이들 소매업종의 경상 지수는 7월 현재 편의점이 417,대형 마트는 264.9로 나타나 6년7개월간 각각 317%와 164.9%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기타 종합소매업의 지수는 102.3에 머물렀다.

그동안의 경제 성장률을 감안하면 사실상 매출이 뒷걸음질했다는 얘기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전국적으로 문을 닫는 구멍가게도 크게 늘고 있다.

통계청이 전국 228만7389개 서비스업체를 전수 조사해 6월 발표한 '소매업과 숙박·음식업 및 사업서비스업의 구조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 기준으로 구멍가게 등 음식료품 위주의 종합소매업체는 9만5967개로 2001년(10만7365개)에 비해 1만1398개(10.6%) 줄어들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