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은 30일 지방 주택건설경기의 장기 침체를 해소하기 위해 "업계에 도움이 된다면 지방투기과열지구를 조속히 해제하겠다"고 말했다.

이용섭 장관은 이날 오전 역삼동 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린 주택업계 초청 간담회에서 건설업체들의 지방 투기과열지구 해제 요구에 대해 "지방의 경우 투기과열지구가 해제되더라도 주택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건교부는 그동안 지방시장의 침체를 인정하면서도 수도권 집값 상승을 우려해 지방의 투기과열지구를 해제하지 않았으나 지난 6월말 부산과 대구, 광주 등 일부 지역에 대해 해제한 바 있다.

이 장관은 그러나 주택대출 규제에 대해서는 "투기자금은 집중성과 이동성, 전염성이 강한데,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나 LTV(담보인정비율) 규제를 풀 경우 풍부한 유동성이 투기자본으로 집중될 우려가 있다"며 "규제 완화는 검토할 만한 사항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 장관은 또 "건설업체들이 지자체의 까다로운 인허가 조건으로 사업승인을 얻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 때문에 주택건설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면서 "원활한 주택공급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의 건축 인허가 처리 지연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자체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아울러 내달 시행되는 분양가상한제 여파로 인한 주택공급 차질 우려에 대해서는 "분양가상한제에서 제시한 기업의 적정이윤 5.5%는 평균에 불과하며 기술개발을 통해 얼마든지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면서 건설업체들의 적극적인 주택 공급을 당부했다.

그는 이어 "올해 상반기 인허가 실적이 저조하긴 했지만 공공과 민간 부문에서 각각 15만가구씩 인허가를 받아, 수도권 30만 가구 공급 계획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또 내년 새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심리를 언급, "새 정부도 주택시장의 안정을 원할 것이며, (국민도) 규제 강화와 완화가 반복되면서 시장이 투기자금 위주로 끌려가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에 대해 한국주택협회 신 훈 회장은 "부동산 시장 자체가 붕괴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면서 "사업인가 이후 실제로 주택공급이 제대로 이뤄질 지에 대해 정부에서 제대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주택업계는 아울러 분양가상한제 확대에 따른 기본형건축비 현실화와 주택사업시 기반시설부담 개선, 대출 규제 완화 등 부동산 경기회복을 위한 10대 사항을 정부에 건의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영두 기자 k02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