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사철 소형아파트 전세난] 강북→구리→남양주 도미노식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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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수요자 대부분이 중·소형 아파트만 찾고 있어 중·대형 전세는 완전히 찬밥이에요.
전세 계약의 80% 이상이 1억원 안팎의 중·소형 주택에 몰리고 있는 상황입니다(서울 노원구 중계동 K공인 관계자)."
"서울 강북지역이나 구리쪽에서 소형 전세를 구하지 못해 이곳 남양주까지 넘어오는 전세 수요자들이 부쩍 늘었어요.
소형 주택 전셋값이 워낙 많이 올라 중·대형 전세가를 끌어올리는 바람에 관리비를 부담할 여유만 있으면 아예 중·대형 전세를 선택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죠(남양주 호평동 J공인 관계자)."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서울 강북과 수도권 지역에서 소형 아파트 전세난이 빚어지고 있다.
9월부터 시행될 분양가상한제로 집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는 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이들 지역의 전세 주택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신혼부부 등 젊은층도 본격적인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물량을 미리 확보하려고 나서면서 소형 주택 전세 품귀현상도 뚜렷해지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소형 주택 전세난이 가을 이사철이 마무리되는 오는 10월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일시적인 수급불균형에 따른 현상이어서 작년 하반기와 같은 전세대란과 전셋값 급등으로까지는 확산되지 않을 것이란 견해가 대부분이다.
◆전세 대기자 명단까지 만들어
소형 주택 전셋값 강세는 특히 강북 지역에서 두드러진다.
노원구 상계동에선 66㎡(20평)대 전셋값이 연초 대비 2000만~3000만원씩 뛰었다.
상계동 주공6단지 U공인 관계자는 "지난달 이후 전세물량을 미리 잡으려는 실수요자들이 몰리면서 전세물건이 한꺼번에 동나기도 했다"며 "지금도 전세물량은 나오는 대로 바로 빠져 전세 세입자 대기자 명단까지 만들어놓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형 주택 전세 부족 현상은 신도시와 수도권 지역에서도 마찬가지다.
일산 주엽동 코오롱아파트 82㎡(25평) 전셋값은 1억3000만원으로 2000만원가량 올랐다.
주엽동 S공인 관계자는 "신혼부부 등이 이사철에 앞서 전세물량을 싹쓸이하면서 주변 단지에서 소형 전세 물건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라며 "전세계약 기간이 만료되는 기존 세입자들이 대부분 재계약하는 사례가 많아 전세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소형 전세 찾아 수도권 외곽으로
전세 실수요자들이 물량을 구하지 못해 수도권 외곽 지역으로 차례차례 밀려나는 도미노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구리시 교문지구 W공인 관계자는 "인근 서울 중랑구 등에서 소형 전세물량을 구하지 못한 실수요자들의 전화 문의가 하루 평균 5통 이상 온다"며 "전세 수요가 늘면서 최근 한달 사이 소형 전세 가격이 1000만원가량 움직였다"고 전했다.
남양주 호평지구 D공인 관계자는 "서울로 출·퇴근이 가능한 거리여서 전세 수요자들이 가격만 맞으면 바로 계약을 맺는다"고 말했다.
◆중·소형 전셋값 중·대형 수준
소형 주택 전세가 인기를 끌면서 전세가가 크게 올라 중·대형 주택 전셋값과 거의 차이가 없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용인 신봉동 신봉자이 1차 109㎡(33평) 전세가는 1억5000만원으로 주변 LG5차 175㎡(53평형) 전셋값(1억7000만원)과 격차가 2000만원에 불과하다.
남양주 호평지구 일대 105㎡(32평) 전세 역시 한달 전 8500만원에서 지금은 1억~1억1000만원 선으로 148㎡(45평) 전셋값인 1억2000만원과 맞먹고 있다.
신봉동 J공인 관계자는 "20~30평형대 초반 전셋값이 오르면서 자녀를 두고 어느 정도 금전적 여유가 있는 실수요자들이 중·소형 대신 중·대형 평형 전세를 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남 전셋값은 상대적 약세
반면 서울 강남 지역은 입주물량 증가와 학군수요 감소로 중·소형 전세 가격이 상대적으로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의 109㎡(33평) 전셋값은 두 달 전 5억원에서 최근 4억7000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85㎡(26평)도 같은 기간 3억7000만원에서 3억5000만원 이하로 하락했다.
단지 인근 S부동산 "인근에 대치아이파크(768가구)가 입주하고 있는데다 학군체계 변경으로 강남 진입수요가 줄어들어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개포동 개포우성은 평형별로 전셋값이 지난 6월에 비해 500만~1000만원씩 빠졌다.
이달 말 입주하는 잠실동 트리지움(3696가구)은 109㎡(33평)형 전세가가 6월 3억원에서 최근 2억8000만~2억9000만원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소형 주택 전세난 당분간 불가피
전문가들은 서울 강북과 수도권 지역의 소형 전세난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합수 국민은행 PB센터 부동산팀장은 "분양가상한제와 청약가점제 시행 영향으로 전반적인 시장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소형 전세를 찾는 실수요가 늘 것"이라며 "하지만 집값 안정기에 접어든 만큼 전셋값은 강보합세 수준에 머물며 상승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정호·임도원 기자/한은희 인턴기자 dolph@hankyung.com
전세 계약의 80% 이상이 1억원 안팎의 중·소형 주택에 몰리고 있는 상황입니다(서울 노원구 중계동 K공인 관계자)."
"서울 강북지역이나 구리쪽에서 소형 전세를 구하지 못해 이곳 남양주까지 넘어오는 전세 수요자들이 부쩍 늘었어요.
소형 주택 전셋값이 워낙 많이 올라 중·대형 전세가를 끌어올리는 바람에 관리비를 부담할 여유만 있으면 아예 중·대형 전세를 선택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죠(남양주 호평동 J공인 관계자)."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서울 강북과 수도권 지역에서 소형 아파트 전세난이 빚어지고 있다.
9월부터 시행될 분양가상한제로 집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는 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이들 지역의 전세 주택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신혼부부 등 젊은층도 본격적인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물량을 미리 확보하려고 나서면서 소형 주택 전세 품귀현상도 뚜렷해지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소형 주택 전세난이 가을 이사철이 마무리되는 오는 10월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일시적인 수급불균형에 따른 현상이어서 작년 하반기와 같은 전세대란과 전셋값 급등으로까지는 확산되지 않을 것이란 견해가 대부분이다.
◆전세 대기자 명단까지 만들어
소형 주택 전셋값 강세는 특히 강북 지역에서 두드러진다.
노원구 상계동에선 66㎡(20평)대 전셋값이 연초 대비 2000만~3000만원씩 뛰었다.
상계동 주공6단지 U공인 관계자는 "지난달 이후 전세물량을 미리 잡으려는 실수요자들이 몰리면서 전세물건이 한꺼번에 동나기도 했다"며 "지금도 전세물량은 나오는 대로 바로 빠져 전세 세입자 대기자 명단까지 만들어놓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형 주택 전세 부족 현상은 신도시와 수도권 지역에서도 마찬가지다.
일산 주엽동 코오롱아파트 82㎡(25평) 전셋값은 1억3000만원으로 2000만원가량 올랐다.
주엽동 S공인 관계자는 "신혼부부 등이 이사철에 앞서 전세물량을 싹쓸이하면서 주변 단지에서 소형 전세 물건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라며 "전세계약 기간이 만료되는 기존 세입자들이 대부분 재계약하는 사례가 많아 전세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소형 전세 찾아 수도권 외곽으로
전세 실수요자들이 물량을 구하지 못해 수도권 외곽 지역으로 차례차례 밀려나는 도미노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구리시 교문지구 W공인 관계자는 "인근 서울 중랑구 등에서 소형 전세물량을 구하지 못한 실수요자들의 전화 문의가 하루 평균 5통 이상 온다"며 "전세 수요가 늘면서 최근 한달 사이 소형 전세 가격이 1000만원가량 움직였다"고 전했다.
남양주 호평지구 D공인 관계자는 "서울로 출·퇴근이 가능한 거리여서 전세 수요자들이 가격만 맞으면 바로 계약을 맺는다"고 말했다.
◆중·소형 전셋값 중·대형 수준
소형 주택 전세가 인기를 끌면서 전세가가 크게 올라 중·대형 주택 전셋값과 거의 차이가 없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용인 신봉동 신봉자이 1차 109㎡(33평) 전세가는 1억5000만원으로 주변 LG5차 175㎡(53평형) 전셋값(1억7000만원)과 격차가 2000만원에 불과하다.
남양주 호평지구 일대 105㎡(32평) 전세 역시 한달 전 8500만원에서 지금은 1억~1억1000만원 선으로 148㎡(45평) 전셋값인 1억2000만원과 맞먹고 있다.
신봉동 J공인 관계자는 "20~30평형대 초반 전셋값이 오르면서 자녀를 두고 어느 정도 금전적 여유가 있는 실수요자들이 중·소형 대신 중·대형 평형 전세를 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남 전셋값은 상대적 약세
반면 서울 강남 지역은 입주물량 증가와 학군수요 감소로 중·소형 전세 가격이 상대적으로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의 109㎡(33평) 전셋값은 두 달 전 5억원에서 최근 4억7000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85㎡(26평)도 같은 기간 3억7000만원에서 3억5000만원 이하로 하락했다.
단지 인근 S부동산 "인근에 대치아이파크(768가구)가 입주하고 있는데다 학군체계 변경으로 강남 진입수요가 줄어들어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개포동 개포우성은 평형별로 전셋값이 지난 6월에 비해 500만~1000만원씩 빠졌다.
이달 말 입주하는 잠실동 트리지움(3696가구)은 109㎡(33평)형 전세가가 6월 3억원에서 최근 2억8000만~2억9000만원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소형 주택 전세난 당분간 불가피
전문가들은 서울 강북과 수도권 지역의 소형 전세난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합수 국민은행 PB센터 부동산팀장은 "분양가상한제와 청약가점제 시행 영향으로 전반적인 시장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소형 전세를 찾는 실수요가 늘 것"이라며 "하지만 집값 안정기에 접어든 만큼 전셋값은 강보합세 수준에 머물며 상승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정호·임도원 기자/한은희 인턴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