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가 2개월 넘게 줄다리기를 벌였던 '상현 힐스테이트'의 분양가를 지난 10일 승인한 것을 계기로 이 지역에서 신규 주택 공급이 줄줄이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 상현동,동천동,성복동 등 이른바 용인 '빅3'지역을 중심으로 이달 말부터 현대건설(상현 힐스테이트)을 시작으로 삼성물산,GS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아파트를 잇따라 분양할 예정이어서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이들 아파트의 예상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다소 높을 것으로 예상돼 고분양가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 것이란 관측과 함께 일시에 분양이 이뤄지는 데 따른 단기 공급과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달 말부터 주택 공급 잇따라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분양을 준비 중인 단지만도 '상현 힐스테이트''수지자이 2차''신갈 상떼빌''죽전 메르디앙' 등 4곳 1878가구에 달한다.

이번에 3.3㎡(1평)당 평균 1549만원에 분양가 승인을 받은 '상현 힐스테이트(860가구)'는 발코니 트기 등 옵션까지 포함할 경우 실분양가가 1570만~1580만원 선이 된다.

상현동 일대 중·대형 아파트값(3.3㎡당 1400만원 안팎)보다 높은 수준이다.

오는 23일 입주자모집공고를 내고 30일부터 청약접수를 받을 예정이다.

성복동 '수지자이 2차(500가구)'는 3.3㎡당 1468만원의 분양가로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분양일정이 '상현 힐스테이트'와 비슷해 맞대결 양상을 띨 것으로 예상된다.

광교산과 성복천을 끼고 있는 이 단지는 2002~2003년에 입주한 LG빌리지 3·5·6차와 함께 같은 브랜드의 대형 타운을 형성하게 된다.

'상현 힐스테이트'와 '수지자이 2차' 모두 내년 하반기 분양이 시작되는 수원 광교신도시와 인접해 있고,2014년 개통되는 신분당선 연장선 수혜가 기대된다.

성원건설과 월드건설도 이달 말 기흥구 신갈동과 죽전지구 인근에서 각각 404가구,114가구(주상복합) 분양을 준비 중이다.

성원건설의 '신갈 상떼빌'은 3.3㎡당 1394만원에 분양가 승인을 신청해놓은 상태다.

◆'동천래미안''성복자이'는 청약가점제 적용

진작부터 관심 단지로 꼽혀왔던 '동천 래미안'(2394가구)과 '성복 자이 1,2,4차'(2466가구)는 일단 분양시기를 9월로 연기했다.

정부 방침에 따라 9월1일 이후 입주자모집공고를 하는 주택은 예외없이 청약가점제가 적용되지만,이들 단지는 대부분 전용면적 85㎡ 초과 중·대형단지여서 공급물량의 50%는 여전히 현행 추첨제 방식이 적용돼 영향이 적은 편이다.

'성복 자이' 시행사인 일레븐건설 관계자는 "중·대형 물량은 채권입찰액이 같을 경우 현행 추첨제로 50%의 당첨자를 뽑기 때문에 청약률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복 자이' 분양가는 3.3㎡당 평균 1600만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판교·분당신도시와 같은 생활권인 '동천 래미안'은 내부적으로 1700만원대로 책정해 놓고 있다.

◆서울 등 타지역 청약자 기회 많을 듯

용인에서 분양되는 아파트는 '지역 우선공급제'에 따라 공급물량 100% 전량이 용인 1년 거주자에게 우선적으로 청약자격이 주어진다.

하지만 주택 공급물량이 일시에 쏟아짐에 따라 예비청약자들이 분산되면서 서울을 비롯한 다른 수도권지역 거주자들에게도 많은 청약 기회가 주어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최근 용인에서 분양됐던 아파트의 청약경쟁률이 그리 높지 않았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올해 이곳의 첫 분양물량인 '서천 아이파크(243가구)'는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낮았지만,지난주 청약접수 결과 경쟁률이 0.96 대 1에 그쳐 미달됐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