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출시된 이후 미국 시장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애플의 아이폰이 스마트폰 시장 활성화와 콘텐츠 확보 경쟁, 하이컨셉 기업의 출현 등으로 이동통신 시장 변혁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은 31일 `아이폰이 이동통신 시장에 던지는 화두'라는 보고서에서 아이폰의 출시가 기폭제가 돼 나타날 새로운 시장기회와 게임룰 변화, 위협요인 등을 진단한 결과 이같은 전망을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아이폰의 강점으로 1.1cm의 얇은 두께와 3.5인치의 터치스크린으로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의 우수성과 아이팟의 성공요인인 아이튠스 사업모델을 아이폰에도 그대로 적용한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한 서비스모델을 꼽았다.

연구원은 "아이폰은 휴대전화 시장의 경쟁구도를 뒤흔들며 MP3 시장에서의 아이팟과 같은 위상은 차지할 수 없을 것"이라며 "MP3시장과 이동통신 시장은 매우 다르며, 애플은 2008년 말까지 아이폰을 전세계에 1천만대 공급할 것을 목표로 삼고 있지만, 유럽이나 아시아시장에서 현 미국시장에서의 비즈니스 모델이 적용가능할 지, 599달러에 이르는 가격과 제한적 모델구조로 시장확대를 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연구원은 아이폰이 시장점유율 관점에서 노키아, 모토로라, 삼성전자, 소니에릭슨, LG전자로 과점화된 시장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는 섣부르다고 단정했다.

그 대신 아이폰은 이동통신 시장에 ▲스마트 폰 시장의 성장 촉발 ▲하드웨어 역량 중심에서 플랫폼 기반의 콘텐츠 서비스 역량 중심의 경쟁 ▲하이컨셉 기업 출현과 같은 화두를 던지고 있다고 연구원은 지적했다.

스마트 폰은 동영상, 음악, 이메일, 웹서핑과 같은 PC기능과 이를 제어하는 운영체제, 그리고 통화기능이 융합된 모바일 기기인데, 아이폰은 이전의 스마트폰에 비해 혁신적인 디자인과 편리한 유저 인터페이스로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의 마음에 스마트폰의 이미지와 기능을 심어주고, 기존 스마트폰 회사들의 스마트폰 개발을 가속화하고, 스마트폰 단말기 업체와 이통사간의 연대를 강화해 스마트폰 시장을 확대킬 것이라고 연구원은 내다봤다.

연구원은 또 아이폰은 플랫폼의 효율성 외에 콘텐츠와 연계된 플랫폼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있어, 하드웨어 역량 중심에서 플랫폼 기반의 콘텐츠 서비스 역량 개발이 새로운 경쟁요소로 부각돼 차별화된 콘텐츠 서비스가 휴대전화 기업들의 새로운 주 수익원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폰의 등장은 또 휴대전화 사업에 독특한 아이디어와 창의력에 기반한 새로운 컨셉을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이를 실제 수익으로 연결시키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무기 삼아 성장하는 애플과 같은 하이컨셉 기업의 출현을 알리는 서막일 수 있다고 연구원은 말했다.

휴대폰 제조역량이나 통신사업에서의 사업경험이 전무한 애플이 IT산업 경험, 독창적인 제품기획과 강력한 브랜드를 바탕으로 휴대전화 시장에 입성했 듯 구글폰이나 야후폰을 출시하고 있는 구글, 야후와 같은 업체들이 직접 휴대전화 시장에 진출하거나 닌텐도가 닌텐도DS폰을, 소니에릭슨이 PSP폰을 출시하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