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지도부와 산하 이랜드 조합원들이 뉴코아와 홈에버 등 이랜드그룹 계열 유통점포 13곳을 점거하면서 온종일 혼란이 이어졌다.

안양 평촌 NC백화점과 뉴코아 강남,일산,야탑,인천,순천,울산,부천중동점과 홈에버 월드컵몰,시흥,면목,중계점 등 이랜드 계열 13개 대형 마트에선 '비정규직 대량 해고 규탄,이랜드 불매의 날' 등 대형 현수막들이 가득한 가운데 경찰과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민노총 조합원들은 8일 오전 8시께부터 13개 점포를 점거하기 위해 속속 집결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지하 1층 식품매장을 비롯해 지상 1층 진열대,계산대를 노끈 플래카드 쇼핑카트 등으로 막고 이랜드그룹의 비정규직 해고 등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쳤다.

오전 10시 개장과 함께 주일 쇼핑을 즐기려고 이랜드 점포를 찾은 쇼핑객들은 경찰과 노조원의 제지 속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

매장 곳곳에는 노조원들이 걸어 놓은 '오늘 영업을 하지 않습니다'란 플래카드가 눈에 띄긴 했지만 쇼핑객들은 매장에 와서야 장사 안 한다는 것을 알았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일신씨(37·서울 잠원동)는 "물건 교환하러 왔는데 허탕을 치게 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점포 안에서 임대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자영업자들도 노조 측에 격렬히 항의했다.

한 업체 대표는 "노조든,이랜드 사측이든 누군가는 피해 보상을 해줘야 되는 것 아니냐"며 "애꿎은 우리들만 장사를 망치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이날로 9일째 영업 중단 사태를 맞은 홈에버 월드컵몰점은 경찰과 노조원들의 대치 속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지만 멀찌감치 보이는 매장 안쪽은 어두컴컴한 창고를 연상케 했다.

계산대 입구는 밧줄로 메워져 있고 비정규직 철폐,해고자 복직 등을 내용으로 한 각종 플래카드와 현수막이 난무하고 있었다.

김경욱 이랜드 일반노조 위원장은 "전날 회사 측이 비정규직 문제 등 현안은 논의하지 않고 임금을 동결하겠다는 입장만을 통보했다"며 "조합원들은 사측과 협상이 타결될 때까지 무기한 농성을 풀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진수/장성호/안상미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