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간 고대하던 여름휴가철이 성큼 다가왔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그동안 쌓인 피로도 말끔히 풀고, 모처럼 가족들과 함께 산과 바다로 여행을 떠나는 여름휴가를 꿈꾸기 마련이다.

기업들도 직원들의 알찬 여름휴가를 돕기에 발벗고 나섰다.

직원들이 심신을 재충전함으로써 활력이 넘치는 회사 분위기를 꾸려나갈 수 있는 동시에 생산성을 더욱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기업들은 집중휴가제, 리프레시 휴가제 등을 통해 직원들의 휴가기간을 늘리거나, 휴가비 지원, 자체 휴양소 및 숙박권 마련 등으로 직원들의 '일상 탈출'을 지원한다.

◇'길어진 여름휴가'= 일부 기업을 중심으로 '여름휴가는 일주일'이라는 인식 이 깨지고 있다.

집중휴가제, 리프레시 휴가제 등의 제도로 일부 기업 직원들은 열흘이 넘는 '장기 휴가'를 보낼 수 있게 됐다.

현대중공업[009540]과 대우조선해양[042660]은 올해 '집중휴가제'를 도입했다.

집중휴가제는 몇몇 법정공휴일에 근무하는 대신 그만큼 여름 휴가기간을 늘리는 제도를 뜻한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 직원들은 현충일과 제헌절에 정상조업을 하는 대신 휴가기간을 연장하고 여기에 특별휴가 1일을 붙여 오는 27일부터 내달 7일까지 12일의 꿀같은 휴가를 보내게 된다.

대우조선해양 직원들의 경우에는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식목일, 회사 창립기념일 등에 근무하는 대신 여름휴가와 추석휴가를 각각 16일과 9일씩(토.일요일 포함) 보내기로 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부터 기존에 주어지던 여름휴가 4일에 연월차 5일을 덧붙여 최대 13일까지 연속으로 쉴 수 있는 리프레시 휴가제를 신설, 직원들이 긴 휴가에 대한 기대가 부풀어있다.

삼성전자[005930]는 7월초부터 9월말까지를 집중 여름휴가 기간으로 정하고 직원들이 법정휴가 외에 주어지는 리프레시 휴가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이를 사용할 경우 직원들은 보다 긴 휴가를 가질 수 있다.

포스코[005490]도 직원들이 연간 20일 사용할 수 있는 리프레시 휴가제를 시행중이다.

GS칼텍스의 경우에는 1999년부터 팀장급을 시작으로 연차일수를 포함해 최대 2주까지 쉴 수 있는 리프레시 휴가를 도입했다.

2005년부터는 사무기술직 직원들로 그 범위가 확대됐다.

하지만 이 같은 제도가 현실에서도 그대로 적용될 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형식적으로는 '긴 휴가'를 갈 수 있더라도 밀린 업무 등으로 이를 현실에 옮기는 게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100인 이상 기업 228개를 대상으로 올 하계휴가 실태를 조사한 결과 올해 여름 휴가는 평균 3.9일로 작년 4.0일 보다 0.1일 줄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넉넉한 여름휴가' = 여름휴가 기간 적지않은 돈을 쓰기 마련이다.

일부 기업은 이 점을 감안해 휴가비를 책정해놓은 상태다.

경총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 가운데 66.3%가 여름 휴가비를 준다고 답했다.

휴가비 평균은 28만원으로, 20만-30만원이 54.3%, 10만원대 20.0%, 50만원 이상이 17.1%, 40만원대 8.6% 등의 순이었다.

대체로 7월말부터 8월초까지 4-5일간 생산라인을 멈추고 일제히 휴가에 들어가는 5개 완성차 업체는 직원들에게 휴가비를 지급한다.

현대.기아차는 전 직원에게 휴가비 30만원을, 르노삼성은 50만원을, GM대우는 기본급의 50%를 각각 휴가비로 내놓는다.

쌍용차[003620]는 여름휴가비를 겸한 정규 보너스로 기본급의 100%를 지급한다.

신세계[004170]는 기본급의 50%를 휴가비조로 연봉에 포함해 지급하고 있으며, 롯데마트는 직급별로 30만-45만원의 휴가비를 지원한다.

현대중공업도 휴가비 50만원을 지급한다.

또한 항공업체 임직원들은 항공권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대한항공[003490] 임직원들은 비수기에 배우자, 자녀, 부모, 배우자 부모 등과 함께 대폭 할인된 항공권을 쓸 수 있으며, 아시아나항공[020560] 임직원 역시 직원할인 항공권을 이용해 부담없이 해외여행을 떠날 수 있다.

이밖에도 기업들은 직원들의 편안한 휴식을 위해 하계 휴양소라든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삼성전자는 평창휘닉스파크 등 전국 호텔 및 콘도 30여곳과 협약을 맺고 임직원들이 해당 시설을 회원가에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완성차 업체들도 공장별로 해수욕장 등에 하계 휴양소를 설치해놓은 상태다.

(서울=연합뉴스)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