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평창이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실패하면서 평창·횡성군 일대 부동산시장은 그동안 급등했던 땅값이 크게 조정을 받는 등 상당한 충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기획부동산을 통해 소규모 땅을 사들인 투자자들의 피해가 클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팀장은 5일 "올림픽 유치를 기대하고 평창 일대 땅을 산 소액 투자자가 많다"면서 "올림픽 불발로 평창 땅값이 최소 10~20%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평창군 J공인 관계자는 "최근 땅을 매입한 고객들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묻는 전화가 여러 통 걸려왔다"면서 "당분간 매물이 쏟아질 분위기"라고 전했다.

동계올림픽 경기장이 들어설 예정이던 평창군 도암면 관리지역의 땅값은 유치활동 전까지 3.3㎡(1평)당 3만~5만원에 불과했지만,최근 들어 50만~100만원까지 치솟았다.

횡성군 역시 간접 수혜가 기대된다는 이유로 땅값이 꾸준히 상승해 왔다.

평창군 Y공인 관계자는 "2003년 첫 번째 도전에서 탈락했을 때도 수 개월간 땅값이 곤두박질쳤다"면서 "현지 투자자의 80% 이상은 서울 등 외지인인 만큼 이들이 매물을 많이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5일 근무제 도입 이후 레저 인구가 늘면서 호황을 누려온 전원주택·펜션업계 위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평창에서 펜션 '숲속의요정'을 분양 중인 내집마련정보사는 올림픽 유치와 함께 개시할 예정이던 5차분 30가구의 분양 일정을 연기했다.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사장은 "투자심리가 회복될 때까지 당분간 분양을 미루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