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을 다했는데… 이럴수가… "


5일 오전 8시22분. 2014 동계올림픽 개최지 발표 순간, 강원 평창군청 광장은 극도의 긴장감으로 숨소리마저 들리지 않을 만큼 고요함이 흘렀다.

그러나 이내 "아~"하는 장탄식과 함께 여기저기서 "어떻게 이럴수가...믿을 수 없어..."라는 소리와 함께 울음을 토해냈다.

이날 새벽부터 평창군청 광장에 모여 기도하는 심정으로 대형 멀티비전에 시선을 고정한 채 유치를 염원한 3천여명의 주민들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자크로게 위원장이 개최지로 '소치'를 선언하자 믿기지 않은 듯 서로를 처다보며 엄청난 충격에 할말을 잊었다.

주민들은 8년을 한결같이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쏟아 부었던 정성과 노력이 물거품이 되자 허탈감을 견디지 못해 곳곳에서 울음바다를 이뤘다.

발표 직후부터 20여분 동안 울음을 그치지 않아 주위를 숙연케 한 박소현(13.평창초교 6년)양은 "이번에는 꼭 될 것으로 믿고 새벽 5시30분부터 광장에 나와 간절히 기도했는데 또 실패해 너무 억울하고 분하다"며 눈물을 흘리며 아쉬운 발길을 돌렸다.

홍금숙씨(51.평창읍)는 "1988년 출생한 딸 쌍둥이를 동계올림픽이 유치되면 2014년에 합동결혼식을 시키기로 약속했는데 너무 서운하고 주민들 모두 8년 동안 그렇게 고생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한 채 좀처럼 흐르는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권혁승 평창군수(2014 동계올림픽 평창군추진위원장)는 개최지 발표 후 권순철 부군수가 대독한 군민들에게 드리는 메시지를 통해 "2010년 유치 실패의 쓰라린 눈물을 삼키고 군정의 최대 현안으로 또 군민의 최대 염원으로 유치에 전력했는데 또다시 좌절돼 매우 죄송스럽다"고 유감을 표했다.

권 군수는 이어 "지난 8년 간 군민 여러분의 땀과 열정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두 번에 걸친 유치과정에서 '평창'이라는 지명도를 세계 속에 심었다는 것을 큰 위안으로 삼고 싶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이날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8년여 동안 밤낮을 잊고 열정을 바친 평창군 스포츠사업단을 비롯해 전 직원은 극도의 허탈감에 빠진 채 일손을 잡지 못했다.

(평창연합뉴스) 김영인 기자 kimy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