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여객기 사고로 숨진 희생자들의 장례식이 4일 오전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에서 거행됐다.

거센 장맛비 속에 진행된 장례식에서 유족들은 사랑하는 가족을 먼 곳으로 떠나보내는 슬픔에 운구차에 실리는 관을 붙잡고 오열했으며 예식에 참석한 희생자 지인들도 고인의 마지막 길을 깊은 애도 속에 지켜봤다.

사고로 가족 4명이 숨진 고(故) 조종옥 KBS 기자 가족의 장례식은 불교예식에 따라 진행돼 고인을 추모하는 목탁소리와 염불이 식장에 낮게 깔렸으며 식장에는 회사 동료들이 함께 해 유명을 달리한 조 기자의 넋을 위로했다.

발인제를 주관한 혜경스님은 "돌이 지나지 않은 막내 윤민이가 얼마 전 낯도 가리지 않고 내게 오랫동안 안겨 있었다"며 "그게 아이와 나의 이 생애 마지막 인연이었나 보다"며 슬퍼했다.

조 기자의 어머니 박정숙씨는 손자의 관이 운구차에 실리자 "아이고, 우리 윤민이 어떻게 하니…"라며 가슴을 부여잡고 오열했고, 영정사진 속 손자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슬픔을 참지 못했다.

발인제를 끝낸 조 기자 유족들은 고인 운구를 여의도 KBS홀 앞으로 옮겨 회사 동료 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영결식을 거행했다.

회사장으로 치러진 영결식에서 조 기자 동료 이혜연 씨는 조사를 통해 "기자나 동료로써 완벽한 사람이었는데…"라며 슬픔을 찾지 못했으며 박상범 KBS기자협회장도 추도사로 조 기자의 넋을 달랬다.

회사 동료들은 영결실에서 조 기자의 생전 모습을 담은 영상물을 보며 슬픔을 나눴고 동기들은 영정을 들고서 조 기자가 몸담았던 사회부와 정치부를 돌며 동료와 함께했던 과거를 회상하기도 했다.

병원에서는 고(故) 이충원 씨 등 일가족 4명에 대한 장례식이 이어져 생전에 이씨가 다녔던 교회 교인들의 찬송가 속에 진행됐으며 중간 중간 유족들의 흐느끼는 울음소리에 이내 식장은 눈물바다로 변했다.

이씨의 유족과 지인들은 관이 운구차에 실리자 참았던 울음을 끝내 터뜨렸으며 이씨 부인 고(故) 황미혜씨의 가족들은 관을 붙잡고 "미안하다.

아직 할말이 많이 남았는데…"라며 오열했다.

사고로 숨진 이씨 딸 정민 양 친구 장한나(13)양은 "정민 언니가 나에게 무척 잘해줬다.

부디 하늘에서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며 울먹였다.

이날 장례식은 희생자 빈소별로 진행돼 모녀지간인 고(故) 최찬례씨와 서유경씨, 사고 여행 가이드였던 고(故) 박진완 씨, 휴가길에 나섰던 고(故) 이명옥, 노정숙 씨의 장례식도 유족들이 함께한 가운데 숙연한 분위기 속에 엄수됐다.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withwi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