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 출연 연구기관들이 정부의 지시로 인해 고교별 학력 차이에 관한 연구를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 산하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고위 관계자는 19일 "교육부가 연구비를 지급하지 않기 때문에 고교별 학력 차이와 관련된 연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교육부는 학교 간 학력 차이가 확인될 경우 내신 중심의 2008학년 대입제도는 물론 중등교육의 근간인 평준화 제도까지 흔들릴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교육계에서는 정부의 '학력차이 연구 불허설'이 공공연한 소문으로 떠돌았다.

고교별 학력 차이는 고등학교 내신이 대학입학의 평가지표로 적절한지를 판단하는 결정적인 기준이다.

이 관계자는 "교육개발원(KEDI)에서도 평준화 전반에 관련된 연구만 일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학교별 학력차 자료는 각 대학과 학원이 보유하고 있는 제한된 표본의 자료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학교 간 학력차를 일반에 공개하고 있으며 이 데이터를 통해 자신의 학교가 어느 수준인지 가늠할 수 있다"며 "한국도 미국처럼 학교의 학력 차이에 대한 연구자료를 공개한 후 국민들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 '정석'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성선화/송형석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