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 국제도시에서 이달 중 분양될 아파트가 사실상 전량 인천 주민들에게만 공급될 예정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투기방지를 이유로 인천 주민들에게 아파트를 우선공급키로 한 것.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송도 국제도시'가 아니라 '송도 인천도시'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7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송도 국제도시에서 분양을 앞두고 있는 포스코건설의 주상복합 '송도 더샵 센트럴파크1' 729가구와 GS건설의 '송도 자이하버뷰' 1069가구는 1순위 청약에서 인천 주민들에게 100% 우선권이 주어진다.

송도 국제도시는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거운 인기지역이다. 이에 따라 이들 아파트는 3자녀 무주택자와 국가유공자 등에 대한 특별공급분을 제외한 분양물량 대부분이 인천 주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란 예상이 많다.

이 같은 일이 빚어진 것은 송도국제도시의 분양승인권자인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주택공급규칙 4조에 따라 '지역우선 공급제'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지역우선 공급제란 지방자치단체가 투기를 방지하기 위해 해당 주택공급지역에 일정기간 이상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주택을 우선 공급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전용면적 40.9평(135㎡ ) 이하 아파트는 인천지역 6개월 이상 거주자,전용 40.9평 초과는 거주기관에 상관없이 인천 지역 거주자에게 각각 청약1순위 우선권을 주도록 했다.

지난 3월 청약과열 사태를 빚었던 코오롱건설의 주상복합 '송도 더프라우' 역시 이 제도가 적용됐다. 코오롱건설에 따르면 송도 더프라우 전체 367가구 가운데 업무시설인 오피스텔을 제외한 아파트 224가구가 모두 인천 지역 거주자에게 돌아갔던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지역우선 공급제 적용에 대해 "송도 국제도시라는 특성을 무시한 조치"라고 지적하고 있다.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세계인이 몰려드는 국제도시에 지역우선 공급제를 적용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공급제 적용 방침을 철회하거나 기준을 크게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통상 지역우선 공급제는 타지역 실수요자들의 위장전입을 부추기는 부작용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지역우선 공급제는 송도 국제도시의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현재로서는 철회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m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