元.洪.高도 `자기색깔 내기' 주력

한나라당 대선경선 후보 5명은 오는 19일 대전에서 열리는 `통일.외교.안보 분야 정책토론회'를 앞두고 15일 공개 일정을 잡지 않은 채 토론회 준비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빅 2'인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는 검증공방의 한 복판에서 열리는 이번 정책토론회가 향후 지지율 추이를 결정하는 중요한 정책대결의 장으로 판단, 준비에 소홀함이 없도록 신경을 썼다는 후문이다.

나머지 원희룡, 홍준표, 고진화 의원도 각자의 정책적 특성을 살리면서 유권자들에게 다가서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이 전 시장은 이날부터 주말까지 특별한 일정을 잡지 않고 토론회 준비에 전념한다는 방침. 그는 유종하 전 외무장관, 박수길 전 유엔대사. 박대원 전 서울시자문대사, 신인택 고려대 교수, 김우상 연세대 교수, 김태효 성균관대 교수, 남성욱 고려대 교수 등 외교.안보 정책자문단과 함께 실전 토론을 벌이는 한편 직접 연설문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토론회에서 자신의 대북정책 구상을 담은 이른바 '엠비(MB) 독트린'과 핵심공약인 '비핵.개방 3천 구상'을 소개하는 한편 햇볕정책,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남북정상회담 등에 대한 정책방향도 재삼 가다듬었다.

캠프 관계자는 "이 전 시장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상대 후보의 정책에 대한 '흠집 잡기'보다는 자신의 정책 차별성을 강조할 것"이라면서 "경제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외교.안보 분야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일각의 지적과 강경.보수라고 주장하는 소장파 의원들의 공격에 대비한 준비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 역시 이날부터 주말 동안 특별한 외부 일정을 잡지 않고 `토론회 삼매경'에 빠질 예정이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시내 모처에서 공로명, 홍순영 전 외교통상부 장관, 남재준 전 육참총장, 김재창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정수성 전 1군 사령관 등 외교.국방.안보 특보.자문단과 만나 정책토론회 전략을 논의한다.

박 전 대표는 정책토론회에서 그동안 밝혀 온 `한반도 3단계 평화통일론'과 한미간 안보.군사동맹을 뛰어넘어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와 인권.법치 등 모든 분야의 가치를 공유함으로써 한미 관계를 강화하자는 `신(新)안보선언' 등을 충실히 소개하면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측은 일부 여론조사에서 작년 지방선거 이후 지지율이 처음으로 30%대에 진입하고 이 전 시장과의 격차가 한 자릿수로 줄어드는 등 선전하는 가장 큰 이유가 두 차례의 정책토론회에서 보여준 박 전 대표의 `콘텐츠'였다고 자평하고 이번 정책토론회를 지지율 역전의 확실한 발판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군사전문가 등으로 자문그룹을 조직한 원희룡 의원도 이날 외부 일정을 잡지 않고 여의도 국회 앞에 마련된 별도의 캠프 사무실에서 자문그룹과 함께 토론회를 준비했다.

원 의원은 이번 토론회에서 한나라당이 통일 등 평화 이슈에 소극적이고 시대의 흐름을 좇지 못하는 한계점을 부각시켜 차별성을 드러낸다는 방침이다.

원 의원 측은 "이명박, 박근혜 후보 보다 원 의원이 통일 문제에 대해서는 좀 더 깊은 구상을 해왔다"면서 "두 후보의 지나친 보수 성향을 지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준표 의원도 통일.외교.안보 공약을 완성해놓고 전문가 자문그룹과 토론하면서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지난 두 차례 토론회에서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은 그는 이번에도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된, 피부에 와닿는 공약과 쉬운 어법으로 서민들에게 어필한다는 전략이다.

홍 의원은 오는 17일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세한 정책 공약을 발표할 예정으로, 주요 공약은 ▲남북 상주대표부 설치 ▲북한 정상국가화를 기반으로 자유민주주의 통일 ▲군복무자 가산점제도 부활 및 여성 사병 입대 허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교수와 홍보전문가 등 10여 명으로 구성된 전문가 자문단과 함께 이미 2차례에 걸쳐 대책 회의를 진행해 온 고진화 의원은 전날 통일.외교.안보 정책을 발표하면서 정책토론회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고 의원은 주말까지 계속 자문단 그룹을 가동해 자신의 통일 정책구상을 가다듬을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