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탁신 치나왓 전(前) 총리 정부의 부정부패를 조사하고 있는 자산조사위원회(AEC)는 11일 탁신 부부의 모든 금융자산에 대해 동결 조치를 내렸다.

삭 코사엥루앙 AEC 대변인은 이날 탁신 전 총리와 부인 포자만 여사가 소유하고 있는 금융자산에 대해 두 가지 동결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탁신 부부의 재산이 부정축재라는 법원 판결이 내려질 경우 동결된 자산은 국가에 귀속된다고 덧붙였다.

자산 동결은 AEC 명령이 내려진 직후부터 발효돼 법정 판결이 나오기까지 계속된다.

AEC는 탁신 정부의 부정축재와 권력남용 등을 조사하기 위해 작년 9월 군부 쿠데타 이후 구성된 특별위원회다.

동결 명령이 내려진 금융자산 중 하나는 탁신 가족이 싱가포르 국영투자회사인 테마섹 홀딩스에 매각한 주식 판매 대금이 들어있는 탁신과 부인 소유의 계좌 21개이며 다른 하나는 은행 및 다른 금융기관에 들어있는 탁신 부부의 모든 금융자산이다.

탁신 가족은 작년 1월 '앰플 리치'라는 회사를 통해 태국 최대재벌 '친'그룹의 주식을 테마섹 홀딩스에 733억 바트(1바트는 약 28원)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한푼의 세금도 내지 않아 탁신 정부는 도덕성 시비에 휘말렸다.

이로 인해 반(反) 탁신 시위가 거세게 일어나 극도의 정국 혼란을 야기했으며 결국 군부 쿠데타의 빌미를 제공했다.

친 그룹은 탁신 전 총리가 정계에 입문하기 전에 설립했으며 앰플 리치는 탁신이 자산은닉을 위해 '조세피난처'인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한 회사로 알려져 있다.

앞서 AEC는 지난 4월 탁신 부부와 두 자녀, 처남 등 일가에 모두 270억 바트의 세금 추징 명령을 내렸었다.

탁신은 AEC의 자산 동결 명령에 불복할 경우 60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낼 수 있다.

탁신의 법률고문이며 대변인 격인 노파돌 파타마 변호사는 "탁신 전 총리 부부는 AEC 결정을 불공정하고 불법적인 처사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법정 투쟁을 벌이는 한편 민사 소송을 통해 (자산 동결로 인한) 손해 배상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노파돌 변호사는 "AEC의 자산 동결 명령은 탁신 전 총리에 대한 또 다른 형태의 정치적 처벌"이라고 비난했다.

(방콕연합뉴스) 전성옥 특파원 sung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