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동탄제2신도시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경부고속도로 7km 구간을 지하화하는 것은 현재대로 둘 경우 제2신도시가 동서로 분리되는 것은 물론 기존 동탄제1신도시와의 연계성도 끊겨 신도시 기능이 약화되고,도심구조가 기형화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하화되는 구간은 기존 경부고속도로 옆에 건설되고,현 도로는 철거된다.

특히 고속도로 지하 구간의 지상 부분은 신도시를 동서로 연결하는 도로와 함께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와 같은 대규모 녹지 및 공원으로 조성될 예정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동탄1·2신도시 연결

정부의 이 같은 구상은 판교신도시에서 따왔다.

현재 주택공사는 판교신도시를 통과하는 분당~내곡 간 고속화도로 1.9km 구간을 지하화하는 공사를 하고 있다.

왕복6차선의 기존 도로 옆으로 나란히 만드는 이 지하도로는 1900억원을 들여 내년 1월 완공할 예정이다.

기존 도로는 철거할 예정이다.

지하도로의 지상 부분은 10m 폭으로 공원으로 조성된다.

정부 관계자는 7일 "판교신도시는 분당~내곡 고속화도로를 그대로 둘 경우 동판교 지역의 중심 상업지구를 양분하는 부작용이 있어 현재 도로를 지하화하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동탄제2신도시에도 경부고속도로가 똑같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어 이를 지하화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정부의 계획은 동탄 제2신도시를 관통하는 경부고속도로 구간 가운데 북단인 기흥IC에서 신도시 남단의 오산IC 2km 전 지점까지 약 7km 구간을 지하화한다는 것이다.

지하 고속도로 윗부분은 공원 및 녹지로 조성된다.

현재 고속도로 폭이 38.8m에 달해 완충지대를 고려하더라도 폭 35m에 길이 7km짜리 대형 공원을 만들 수 있어 신도시의 허파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분양가에는 부담

A설계사무소와 B건설업체에 따르면 신도시 내의 경부고속도로 7km를 지하화하는 데 최소 35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했다.

km당 500억원 정도가 들어가는 셈이다.

B사 관계자는 "지하로 도로를 굴착하는 형태로 공사한다면 km당 200억원이 더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향후 경부고속도로 교통량이 늘어날 경우에 대비해 현재 왕복 8차선보다 2개 차선을 더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기존 차선수만큼 지하화하면 신도시 조성 후에는 추가도로 건설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지하 고속도로 차선을 늘리면 건설 비용은 그만큼 더 늘어난다.

문제는 고속도로 지하화가 신도시의 기능을 위해서는 불가피한 공사지만 공사비가 분양가에 반영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신도시 평당 조성원가가 최소 5만3000원가량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컨설팅업체 해밀컨설팅 황용천 사장은 "동탄 제2신도시를 기형화시키는 경부고속도로를 지하화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며 "하지만 지상구간을 단순히 녹지나 공원으로 조성하기보다는 입체적인 도시계획을 세워 효율적으로 토지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입체도시 형태로 고속도로 구간을 건설하면 신도시 조성비도 상당부분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