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통수권자로는 처음.."늦었지만 다행"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5일 오후 경기도 포천시 신북면 만세교리 인근에서 진행 중인 6.25 전사자 유해 발굴 현장을 방문했다.

군 통수권자가 6.25 전사자 유해 발굴 현장을 방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노 대통령이 방문한 만세교리 인근 지역은 6.25전쟁이 발발한 첫날 북한군의 기습남침에 맞서다 장렬히 전사한 국군의 유해 10여 구가 매장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방부 유해발굴 감식단은 4일부터 시작한 유해발굴 작업에서 3구의 유해를 발굴한 상태다.

당시 전투에 참가했던 노병들과 전사자의 자녀들도 이날 노 대통령과 함께 발굴현장을 지켜봤다.

노 대통령은 "국민 노력과 국가적 역량을 축적하고 향상시켜 이 사업을 하게 된 것이 늦었지만 아주 다행"이라며 "목숨 바친 분들이 나라의 번영을 통해 대가를 받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우리도 최선을 다해 항상 감사의 마음으로 도리를 다할 것"이라며 유가족들에게도 "정부에서도 한 분이라도 유가족 품에 안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위로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유해 발굴 현장을 둘러보면서 "좀 늦었지만 2005년에 영구사업으로 채택하고 결정한 것이니 관계부처에서 잘 처리해 달라"고 당부한 뒤 "중요한 것은 자연 매장된 전투장소를 찾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유해 발굴 참호에서 발굴된 철모와 숟가락, 군화 등 유품을 직접 손으로 만져보는 등 관심을 보였으며, 유가족, 참전용사 등과 함께 유해 위에 태극기를 덮는 예를 표하면서 발굴단장의 구호에 맞춰 거수경례를 하기도 했다.

국방부는 "대통령의 전사자 유해발굴 현장 방문은 나라를 위해 희생한 호국용사들을 다시는 이름없는 불모지에 버려두지 않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지난 1월 유해발굴 전문부대인 '국방부 유해발굴 감식단'을 창설했으며 올해만 281구의 전사자 유해를 찾아냈다.

국방부 관계자는 "2000년부터 지금까지 국군 유해 1천376구와 유엔군 8구 등을 발굴했다"면서 "이는 주요 전적지에 묻혀있을 13만여 구의 유해 중 1%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이상헌 기자 threek@yna.co.kr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