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태풍의 영향을 받지 않는 아라비아 반도의 걸프지역 국가가 인도양에서 북상하는 태풍 `고누'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세계의 주 원유 생산지인 아라비아 반도에 상륙할 것이라는 예보에 이 지역 원유 생산과 수송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로 국제 유가도 오름세를 보였다.

이번 태풍으로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오만은 고누가 시속 185∼205㎞의 강풍과 높은 파도를 동반할 것으로 예상하며 4일 해안 지역 주민을 대피시키고 군ㆍ경에 최고 경계태세를 지시했다.

일일 원유 생산량이 71만 배럴인 오만은 혹시라도 원유 생산 시설이 이번 태풍으로 해를 입을 지 우려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아직까지 주 원유 생산지인 중부와 동부 지방이 태풍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기상 악화로 원유 생산ㆍ수송 시설에 차질이 없도록 만반의 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약간의 비와 바람이 예상되지만 주의를 해야 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예상했다.

UAE에 태풍이 직접 상륙할 경우 원유 생산시설은 물론 건축중인 인공섬 `팜 아일랜드'가 침수될 지 여부가 관심사다.

팜 아일랜드 건설에 회의적인 전문가들은 바다를 메워 만든 이 인공섬이 파고가 높거나 만의 하나 해일이 일어나면 속수무책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기 때문이다.

고누의 북상에 따라 런던 브렌트유는 1.28달러가 오른 배럴당 70.35달러(한국시각 5일 오전 3시30분)에 거래됐다.

(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hsk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