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의 제정파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참여정부 평가포럼 강연 내용에 대해 친노-비노 성향에 따라 엇갈린 반응을 나타냈다.

최근 노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김근태(金槿泰) 전 의장측과 중도개혁통합신당, 민주당은 노 대통령이 기자실 통폐합 조치 등 자신의 정책에 대해서는 당위성을 주장하면서도 우리당내 당 해체 주장 및 탈당 움직임에는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낸 것과 관련, 국민의 마음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우리당 지도부와 친노 의원들은 대통령이 자신의 정책에 대해 지지자들에게 충분히 할 수 있는 발언 수준이라고 옹호하면서 대통합과 후보단일화를 병행추진하겠다는 노 대통령의 언급도 긍정 평가했다.

정 전 의장측은 "참평포럼은 내용, 형식 모두 잘못됐다.

현직 대통령은 정치세력화를 도모하는 지지자들 앞에서 정부 정책을 홍보하기 보다 국민의 이해와 동의를 구해야 할 것"이라며 "기자실 통폐합과 관련해서도 기자들을 불편하게 하는 게 언론개혁이라는 발상은 옳지 않다.

언로를 넓히는 게 국민에게 이익"이라고 지적했다.

정 전 의장측은 또 "노 대통령이 보여준 대통합에 대한 회의적 시각은 대단히 실망스럽다"며 "지금은 대통합 전략이 중요한 게 아니라 국민의 여망을 읽고 어떻게 부응하느냐가 중요하다.

대통합에 반대하는 어떤 입장과 세력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의장측은 "노 대통령이 범여권 통합에 대해 어떤 때는 대세를 따르겠다고 하고 어떨 때는 비판적 시각을 나타내는 등 일관성을 상실했다"며 "대세에 따르겠다고 하면 따르면 된다.

감놔라 배놔라 하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중도개혁통합신당 양형일 대변인은 "정치세력화 시비 와중에서 노 대통령이 직접 참여해서 강연했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시비의 대상이될 수밖에 없다"며 "대통령이 차기 대선주자들을 공격하고 나선 것도 비록 정책적 사안을 놓고 이야기한다고 해도 정치적 중립 시비가 야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김재두 부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자신의 성과를 강요한다고 해서 좋은 결과 나오지 않을 것이다.

이미 국민들은 실패했다고 평가했다"면서 "현직 대통령이 통합이나 정치권에서 하는 일에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지 말라. 민주당은 중도개혁세력을 대통합해 한나라당과 일 대 일 대결 구도에서 정권을 창출하겠다"고 주장했다.

한편 친노 직계로 분류되는 백원우 의원은 "대통령이 자기 지지자들, 참여정부 정책이 실패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대상으로 충분히 할 수 있는 행위"라면서 "평면 비교할 수는 없지만 미국 같은 경우에는 현직 대통령이 자기당 후보를 위해 모금 활동, 유세까지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우리당 최재성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범여권 통합 문제와 관련) 대세에 따르겠다는 점을 확인했다"면서 "통합과정에서 지역주의를 경계한 것도 당으로서는 참고할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노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의 공약에 대해 비판한 것과 관련, "한나라당 주자들끼리 문제가 있다고 한 내용에 대해 지적한 것으로 할 수 있는 발언"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 송수경 기자 hu@yna.co.kr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