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에서 첫 원유 선물 거래

두바이 정부와 뉴욕상업거래소(NYMEX) 등이 참여한 원유 선물거래소인 두바이상업거래소(DME)의 첫 거래가 1일 오전 2시(한국시각 오전 7시)부터 시작됐다.

오만산 원유 8월물이 거래된 이날 원유가격은 배럴당 64.70달러로 시작해 정오(한국시각 5시)께 64.17달러에 거래됐다.

두바이 정부는 그간 미국 석유 정보지 플래트의 현물거래 시장의 가격(이른바 두바이유)으로 원유가격을 매겼지만 이날부터 DME의 선물가를 기준으로 대(對)아시아 원유 수출가격을 정할 방침이다.

두바이 정부는 정작 세계 원유 생산량의 3분의 1인 일일 1천200만배럴을 생산하면서도 플래트지의 가격 고시에 따라 제 값을 못 받았던 중동산 원유가 DME의 거래를 통해 가격 결정이 투명해 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두바이는 DME를 통해 중동산 석유 거래의 중심지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한다는 포부다.

이는 DME보다 먼저 지난달 21일 중동산 원유 거래를 시작한 런던석유거래소(ICE)의 선물가와 고유황 중질유인 중동산 원유의 기준을 놓고 경합을 벌일 전망이다.

개장 7시간 동안 51주(株) 거래에 그친 이날 첫 거래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아직 DME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엔 이르다는 관측이다.

이날 ICE에선 182주가 거래됐으며 첫 날엔 2천주가 등록된 점을 감안할 때 일단 ICE의 `판정승'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ICE가 플래트 방식의 현금거래로 이뤄지는 장외시장인 반면 DME는 실제 원유가 인도되는 실물시장이고 두바이와 오만 정부가 DME의 주주로 직접 참여한다는 점에서 우위에 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두바이의 일일 생산량이 10만배럴이며 오만은 70만 배럴 수준으로 점점 생산량이 줄어 생산량의 변동폭이 크다는 게 약점이다.

결국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어느 쪽의 가격을 자신의 기준가로 삼을 것인 지가 양측의 경쟁에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DME의 최고경영자 개리 킹은 "우리의 목적은 오만산 원유의 선물가가 중동산 원유의 기준가가 되길 바란다"며 "궁극적인 목표는 DME의 거래가 세계적 기준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hsk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