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 인터뷰] 푸르덴셜 국제투자자문 亞총괄 크리스토퍼 쿠퍼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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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덴셜은 글로벌 금융회사 중 유일하게 한국에 아시아총괄본부를 두고 있는 미국 기업이다.
1989년 생명보험업으로 국내에 진출한 푸르덴셜금융은 한국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해 2006년 1월 아시아투자를 총괄하는 센터를 서울에 신설했다.
'아시아 금융허브'로 도약을 꿈꾸는 우리에게 소중한 파트너인 셈이다.
현재 보험 외에 증권 자산운용업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 사업 전략 수립과 투자를 총괄하고 있는 크리스토퍼 쿠퍼 사장은 27일 "한국이 금융허브로 성장하려면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급성장하는 중국과 저력의 일본이 가까이 있는 지리적 장점을 활용해야 한다"며 "위기 극복에 안주하지 말고 변화를 지속하려는 의지와 동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국 내 사업 전략으로는 "중점 사업 분야인 자산관리 부문을 키우기 위해 다른 운용사 인수를 검토하는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여러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평가는.
"한국은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기업 수준이 높고,인적자원도 우수하다.
또 사회 전반의 적응력이 뛰어나 금융시장 전망은 밝고 발전 속도도 빠르다."
-아시아 금융허브를 지향하는 한국의 장점과 단점은.
"금융허브 전략은 올바른 방향이다.
경제 규모가 커질수록 서비스산업의 중요성도 확대된다.
거대한 시장인 중국과 일본에 가까이 위치한 게 큰 강점이다.
하지만 외국 기업 입장에선 투자를 힘들게 하는 제약도 있다.
투자에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기 위해 자금 흐름의 용이성을 좀 더 높여야 한다.
또 주한 해외 기업이 제3국에 투자할 경우 이중과세를 방지하는 등 세제 측면의 배려도 필요하다."
-홍콩 상하이 도쿄 등 경쟁 도시와 비교하면.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 측면에서 한국이 좀 부족하다.
더 많은 외국 회사를 유치하기 위해 유인책(인센티브) 제공도 있어야 할 것이다.
홍콩의 경우 한 발 먼저 허브 전략을 추진해 이미 많은 글로벌 기업이 자리잡았다.
영국령으로 있을 때부터 진정한 의미의 개방을 단행했고 일관성 있는 정책도 강점이다."
-후발 주자인 서울은 어떤 전략을 써야 하나.
"싱가포르 런던 뉴욕 홍콩 등의 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
잘된 점뿐만 아니라 잘못된 점도 철저히 연구해 틈새전략을 찾아내야 한다.
타국에 이미 진출한 다국적 기업을 끌고 오기는 어렵기 때문에 아시아 사업이 초기 단계이거나 막 진출 계획을 세우고 있는 기업을 광범위하게 조사한 뒤 집중 공략하는 게 좋을 듯싶다.
하나 둘씩 한국에 자리잡기 시작하면 서울은 점차 주목받게 되고 잠재력을 발휘할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외국 자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일부 있는데.
"6년째 한국에 있지만 부정적인 견해를 접해본 적은 별로 없다.
투기자본이 있을 수 있겠지만 주류는 아니라고 본다.
외국 자본도 저마다 내용과 역할이 다양하다.
금융위기가 오면 헤지펀드의 역할이 커진다.
어떤 때에는 사모투자회사(PEF)가 돋보이기도 한다.
일부 안 좋은 영향도 있겠지만 그런 과정을 거쳐 금융시장은 발달하는 것이다."
-정부나 관료들의 정책 방향을 평가한다면.
"한국의 관료들은 사명감이 있고 자질이 우수하다.
금융 시스템과 관련 법규가 잘 갖춰진 것도 강점이다.
하지만 실무선까지 정책을 이해하고 일관성 있게 집행하는 힘은 다소 부족한 듯하다.
최고경영자(CEO)의 생각이 전사적으로 공유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것과 같은 이치로 본다."
-푸르덴셜의 한국 내 사업 현황은.
"주력 분야인 자산운용과 보험업 쪽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졌다는 안팎의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는 중상위층 고객과 기관투자가들의 자산을 장기 관리하는 데 특화된 능력을 갖고 있다.
이런 장점이 많이 알려져 보유자산이 크게 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
-향후 한국에서의 사업 계획은.
"핵심 사업은 자산관리다.
한국시장의 잠재력을 믿고 진출했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른 기업을 인수할 수 있다.
하지만 투자은행(IB) 자기매매 브로커리지 등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정부가 제정을 추진 중인 자본시장통합법은 어떤 영향을 불러올 것으로 보나.
"자통법은 장기적으로 금융시장에 매우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고객 보호 측면에서 볼 때 도입 시기가 늦은 감도 있다.
자통법이 시행되면 고객 특성에 맞는 맞춤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
또 네거티브 시스템이 적용되면서 혁신 상품의 출현이 가능해진다.
당장 '빅뱅' 효과를 불러오긴 어렵지만 5년쯤 후에는 의미 있는 변화가 가시화될 것이다."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과도하게 풀린 돈이 골칫거리로 거론된다.
개인과 기업이 유동성을 활용해 수익률 게임을 벌이는 게 아슬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경제 시스템에 쇼크를 가져올 만큼 위험한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다양한 파생 상품과 신용 상품이 등장해 위험에 대한 완충력을 높여주고 있어서다.
지금 글로벌 시장의 주요 이슈는 인수·합병이다.
이는 일종의 트렌드이자 사이클이다.
합병 바람이 마무리되고 언젠가 분리 매각 사이클로 진입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 경제나 금융시장에 대해 조언을 한다면.
"한국은 빠르게 위기를 극복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아시아 역내만 둘러봐도 경쟁 환경이 만만치 않다.
중국이 급성장하고 있고 일본이 저력을 되찾고 있으며 베트남 등 신흥국도 성장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한국도 머무르지 말고 변화를 지속해 나가려는 의지가 중요하다.
변화는 투명성을 높이고 국민이나 금융 수요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방향을 향해야 한다."
글=백광엽/사진=허문찬 기자 kecorep@hankyung.com
1989년 생명보험업으로 국내에 진출한 푸르덴셜금융은 한국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해 2006년 1월 아시아투자를 총괄하는 센터를 서울에 신설했다.
'아시아 금융허브'로 도약을 꿈꾸는 우리에게 소중한 파트너인 셈이다.
현재 보험 외에 증권 자산운용업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 사업 전략 수립과 투자를 총괄하고 있는 크리스토퍼 쿠퍼 사장은 27일 "한국이 금융허브로 성장하려면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급성장하는 중국과 저력의 일본이 가까이 있는 지리적 장점을 활용해야 한다"며 "위기 극복에 안주하지 말고 변화를 지속하려는 의지와 동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국 내 사업 전략으로는 "중점 사업 분야인 자산관리 부문을 키우기 위해 다른 운용사 인수를 검토하는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여러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평가는.
"한국은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기업 수준이 높고,인적자원도 우수하다.
또 사회 전반의 적응력이 뛰어나 금융시장 전망은 밝고 발전 속도도 빠르다."
-아시아 금융허브를 지향하는 한국의 장점과 단점은.
"금융허브 전략은 올바른 방향이다.
경제 규모가 커질수록 서비스산업의 중요성도 확대된다.
거대한 시장인 중국과 일본에 가까이 위치한 게 큰 강점이다.
하지만 외국 기업 입장에선 투자를 힘들게 하는 제약도 있다.
투자에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기 위해 자금 흐름의 용이성을 좀 더 높여야 한다.
또 주한 해외 기업이 제3국에 투자할 경우 이중과세를 방지하는 등 세제 측면의 배려도 필요하다."
-홍콩 상하이 도쿄 등 경쟁 도시와 비교하면.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 측면에서 한국이 좀 부족하다.
더 많은 외국 회사를 유치하기 위해 유인책(인센티브) 제공도 있어야 할 것이다.
홍콩의 경우 한 발 먼저 허브 전략을 추진해 이미 많은 글로벌 기업이 자리잡았다.
영국령으로 있을 때부터 진정한 의미의 개방을 단행했고 일관성 있는 정책도 강점이다."
-후발 주자인 서울은 어떤 전략을 써야 하나.
"싱가포르 런던 뉴욕 홍콩 등의 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
잘된 점뿐만 아니라 잘못된 점도 철저히 연구해 틈새전략을 찾아내야 한다.
타국에 이미 진출한 다국적 기업을 끌고 오기는 어렵기 때문에 아시아 사업이 초기 단계이거나 막 진출 계획을 세우고 있는 기업을 광범위하게 조사한 뒤 집중 공략하는 게 좋을 듯싶다.
하나 둘씩 한국에 자리잡기 시작하면 서울은 점차 주목받게 되고 잠재력을 발휘할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외국 자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일부 있는데.
"6년째 한국에 있지만 부정적인 견해를 접해본 적은 별로 없다.
투기자본이 있을 수 있겠지만 주류는 아니라고 본다.
외국 자본도 저마다 내용과 역할이 다양하다.
금융위기가 오면 헤지펀드의 역할이 커진다.
어떤 때에는 사모투자회사(PEF)가 돋보이기도 한다.
일부 안 좋은 영향도 있겠지만 그런 과정을 거쳐 금융시장은 발달하는 것이다."
-정부나 관료들의 정책 방향을 평가한다면.
"한국의 관료들은 사명감이 있고 자질이 우수하다.
금융 시스템과 관련 법규가 잘 갖춰진 것도 강점이다.
하지만 실무선까지 정책을 이해하고 일관성 있게 집행하는 힘은 다소 부족한 듯하다.
최고경영자(CEO)의 생각이 전사적으로 공유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것과 같은 이치로 본다."
-푸르덴셜의 한국 내 사업 현황은.
"주력 분야인 자산운용과 보험업 쪽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졌다는 안팎의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는 중상위층 고객과 기관투자가들의 자산을 장기 관리하는 데 특화된 능력을 갖고 있다.
이런 장점이 많이 알려져 보유자산이 크게 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
-향후 한국에서의 사업 계획은.
"핵심 사업은 자산관리다.
한국시장의 잠재력을 믿고 진출했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른 기업을 인수할 수 있다.
하지만 투자은행(IB) 자기매매 브로커리지 등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정부가 제정을 추진 중인 자본시장통합법은 어떤 영향을 불러올 것으로 보나.
"자통법은 장기적으로 금융시장에 매우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고객 보호 측면에서 볼 때 도입 시기가 늦은 감도 있다.
자통법이 시행되면 고객 특성에 맞는 맞춤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
또 네거티브 시스템이 적용되면서 혁신 상품의 출현이 가능해진다.
당장 '빅뱅' 효과를 불러오긴 어렵지만 5년쯤 후에는 의미 있는 변화가 가시화될 것이다."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과도하게 풀린 돈이 골칫거리로 거론된다.
개인과 기업이 유동성을 활용해 수익률 게임을 벌이는 게 아슬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경제 시스템에 쇼크를 가져올 만큼 위험한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다양한 파생 상품과 신용 상품이 등장해 위험에 대한 완충력을 높여주고 있어서다.
지금 글로벌 시장의 주요 이슈는 인수·합병이다.
이는 일종의 트렌드이자 사이클이다.
합병 바람이 마무리되고 언젠가 분리 매각 사이클로 진입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 경제나 금융시장에 대해 조언을 한다면.
"한국은 빠르게 위기를 극복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아시아 역내만 둘러봐도 경쟁 환경이 만만치 않다.
중국이 급성장하고 있고 일본이 저력을 되찾고 있으며 베트남 등 신흥국도 성장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한국도 머무르지 말고 변화를 지속해 나가려는 의지가 중요하다.
변화는 투명성을 높이고 국민이나 금융 수요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방향을 향해야 한다."
글=백광엽/사진=허문찬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