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학교가 오영교 신임 총장의 `108프로젝트'에 따라 기존 60여개 학과를 2∼3개씩 묶어 학부로 통폐합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일부 재학생들이 반발하는 등 내홍을 겪고 있다.

동국대학교 문과대, 사회과학대, 예술대, 법과대, 사범대, 정보산업대 등 6개 단과대학 학생 600여명은 22일 오후 교내 본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구조조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현성은 문과대 학생회장은 "총장, 부총장과 3차례 단과대 학생회장들의 만남이 이뤄졌지만 `동국대 미래를 위해 어쩔 수 없으니 이해하라'는 식의 설명만 있었다"며 "구조개혁을 반대하는 게 아니라 비민주적 절차를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 회장은 또 "학교측이 재학 인원이 적다는 이유로 북한학전공과 독어독문학과를 폐지하겠다는 안을 내놓았다.

대학은 학문의 다양성을 지켜야 함에도 오 총장은 기업의 논리로만 경영하려 하고 있다"며 "이런식이라면 인문학 전공은 단계적으로 모두 폐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동국대는 1996년 학부제를 시행했으나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이유로 2002∼2003년 다시 학과제로 전환한 전력이 있다.

하지만 오 총장은 취임 후 동국대를 바이오산업, 문화, IT 특성화 대학으로 키우기 위해 학제개편이 필요하다고 판단, 이달 말까지 구조조정안을 확정한 뒤 이에 따른 2008학년도 신입생 모집안을 교육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동국대는 정원 대비 재학생률이 50% 미만인 학과를 폐지 기준으로 삼아 독어독문학과(정원 30명, 재학생 15명 미만)와 북한학과(정원 40명, 재학생 5명 미만)를 폐지대상 학과로 선정했으나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폐지는 하지 않고, 정원을 줄여 학부제로 묶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재학률이 75% 미만인 학과는 정원을 줄이기로 해 전체적으로 서울캠퍼스는 110명을, 경주캠퍼스는 140명을 감축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noano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