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이번에 적발한 포스데이타 와이브로(휴대인터넷)기술 유출 시도 사건은 기술 자체가 국내 기업이 독자 개발한 최첨단 기술이어서 실제 유출됐을 경우 국가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여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적발된 포스데이타 전·현직 직원 7명이 지난해 10월부터 올 3월까지 빼돌리려고 한 기술은 와이브로 개발과정의 기술분석 자료인 '테크니컬 메모'와 휴대인터넷 기지국 성능을 좌우하는 '기지국 채널카드',와이브로 장비 기술을 세부적으로 디자인한 설계문서,기지국 제어장비,단말장치,망관리장치 등 와이브로 기술 전반에 이른다.

또 포스데이타가 K사,N사 등과 진행한 종합시험 결과도 포함돼 있다.

포스데이타는 이 기술 개발을 위해 2년간 900억원의 연구비와 170여명의 연구인력을 투입했다.

이 기술이 해외로 유출됐을 경우 단기간 내 관련 부품 및 장비가 개발될 수 있어 수출 차질 등 15조원 규모의 피해가 예상된다.

또 국가 간 기술 격차도 크게 좁혀져 국내 기업의 기술 경쟁력이 크게 훼손됐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 기술이 국내에 도입돼 활성화된 CDMA(부호분할다중접속)기술과 달리 와이브로는 국내에서 자체 개발돼 기술종속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는 차세대 이동통신 첨단 기술이다.

와이브로 기술도 CDMA처럼 세계적으로 상용화가 되면 국내 업체들은 퀄컴의 로열티 수입규모 이상을 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왔다.

이런 산업적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던 포스데이타 와이브로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기술인력인 정모씨(39)와 박모씨(33) 등 7명은 국내에 서버를 두고 있지 않은 구글 메일과 인터넷폰,외장형 하드디스크를 통해 자료교환을 하는 등 핵심 기술을 조각조각 빼돌려 미국에서 완성시키려 했다.

특히 이들은 고액 연봉과 스톡옵션 등을 미끼로 포스데이타 핵심 연구인력 30여명을 스카우트해 미국 실리콘밸리와 한국에 설립한 I사에 취직시킬 계획을 세우고 구체적인 연봉표와 스톡옵션 배분 현황 자료까지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정씨와 박씨 등 국내에 있던 4명을 구속기소하는 한편 포스데이타의 전직 연구소장이자 I사의 대표인 김모씨 등 3명이 미국 시민권자이거나 영주권자인 탓에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이어서 이들의 국내 소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포스데이타는 별도로 지난 10일 I사 대표 김모씨 등을 상대로 미국 법원에 민사 소송을 제기한 상태이며 미국법에 따라 형사고소도 추가할 계획이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